방통위는 중소 콘텐츠업체(CP)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업계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미 규제하는 곳에 방통위가 ‘숟가락’을 얹으려 한다고 비판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얼마 전 ‘인터넷포털사업자-CP간 공정거래지침안’을 마련, 한국인터넷기업협회에 통보했다.
지침은 포털사업자와 CP간 적정한 수익분배 원칙과 공정한 거래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를테면 인터넷포털사업자는 이용자 피해 보상 등이 포함된 약관을 마련해 공개해야 하고, CP의 콘텐츠 전반에 대해 저작권 일체 귀속, 배타적 독점거래 계약 등을 부당하게 설정하거나 요구할 수 없다.
아울러 방통위 주도로 ‘자율조정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분쟁 지속 시 시정권고나 재정신청을 받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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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복규제 논란과 함께 지침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사후 규제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도 인터넷산업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공정위는 2008년 NHN(035420)에 대해 판도라TV 등과 계약하면서 동영상 상영 전 광고를 금지해 독과점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2억여원의 과징금을, 공정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SK커뮤니케이션즈에 과태료 1억2500만원을 부과했다. 지난 5월에는 NHN, 컴투스(078340) 등이 모바일 게임 내에서 사이버캐쉬를 팔면서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고지한 것은 전자상거래법에 위반이라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400만원(각사별 400만원)을 부과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산업에서 공정거래 원칙은 지켜져야 하지만, 문화부와 공정위가 이미 하는 일을 방통위가 뒤늦게 나서려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정부조직개편을 앞두고 영역을 확장하려는 이기주의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통위는 논란이 큰 인터넷본인확인제를 밀어붙이려다 위헌 결정까지 받았다”면서 “스마트폰 앱을 더 많이 쓰는 콘텐츠 활용 추세나 인터넷과 통신, 방송의 수평규제 전환에 대한 고려 없이 규제만 늘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당장 지침을 도입한다는 게 아니라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데일리 확인결과 방통위는 ‘이 지침은 2012년 10월 00일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업계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