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정 국회의장은 오는 17일 낮 12시까지 양당이 법안 심사를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특검법을 직권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는 다음 주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합민주신당(이하 통합신당)은 14일 본회의를 열어 이명박 특검법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었으나 한나라당의 실력저지로 본회의장에 입장조차 하지 못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날 오후 3시부터 본회의 의장석을 점거했으며 이날 오전부터는 아예 본회의장 문을 파이프 등으로 봉쇄했다.
하지만 임채진 국회의장이 '본회의장 점거는 불법'이라는 이유로 국회 사무처 직원들을 동원, 본회의장 문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파이프를 끊기 위해 전기톱까지 동원됐다.
이어 국회의장석을 탈환하려는 통합신당 의원들과 사수하려는 한나라당 의원간 몸싸움이 벌어지기 시작, 끝내 의원들간 난투극이 벌어졌다.
통합신당 강기정 의원은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이 뒤에서 넥타이를 잡아당겨 '실신' 직전까지 간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성 통합신당 원내대변인은 "강 의원이 옆에 있었는데 상태가 심각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사태는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끼리 합의했으니 철수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막을 내렸다.
이와 관련 임채정 국회의장은 국회에서 난투극까지 벌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오는 17일 낮 12시까지 상임위원회(법사위)에서 법안심사를 마쳐줄 것을 각당에 요청했다. 이 시각까지 법안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특검법은 본회의에 직권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 민주당 의원들도 특검법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이어서,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명박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유력 대통령 후보가 공식 선거기간 중 특검 '피의자' 대상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될 경우, 대통령 업무를 시작하기 전 특검 수사부터 받아야 하기 때문에, 국가 전반에 엄청난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BBK 수사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사실상 무산됐다. 탄핵소추안의 처리시한이 15일 오후 2시까지인데, 임채정 의장이 17일 낮 12시까지 법안심사를 마쳐달라고 밝힘에 따라 처리시한내 국회 본회의를 재개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편 통합신당은 한나라당이 또 다시 국회 본회의장을 무력 점거할 것에 대비 17일까지 본회의장을 지키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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