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갯빛 롤렉스 46억' 지갑 닫은 중국인 응답할까

무지갯빛 사파이어 장식 롤렉스
11월 필립스 경매 출품
명품 쓸어담던 중국 수요침체에 명품 시계 업계 주춤
"이번 경매, 고가 시계 수요 가늠 척도될 것"
  • 등록 2024-08-26 오전 11:20:26

    수정 2024-08-26 오후 1:13:25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의 첫 레인보우 데이토나 모델이 오는 11월 필립스 스위스 경매에 나온다. 세계 3대 경매사로 꼽히는 필립스는 이례적으로 경매에 출품될 시계 가격을 책정하지 않았지만, 최소 46억원에 낙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롤렉스 ‘레인보우’ 데이토나 크로노그래프 시계. (사진=경매회사 필립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필립스는 오는 11월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하는 경매에 롤렉스 레인보우 데이토나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출품할 예정이다.

1990년대에 출시한 이 모델은 무지개 색상의 보석을 적용한 첫 모델로 베젤 주위에 여러 가지 색상의 사파이어 보석이 장식된 게 특징이다. 지난 20년 간 개인 소장품으로 보관되다가 이번에 경매 시장에 나오게 됐다.

필립스는 이례적으로 이 시계에 예상 낙찰가를 책정하지 않기로 했다. 시장에선 최소 300만스위스프랑(350만달러, 약 46억원)에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경매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발 명품 호황 이후 거품이 꺼져가는 시기에 이뤄져 눈길을 끈다.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고금리,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명품 업계 전반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고가 시계도 중국발 소비 침체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스위스 시계산업연맹에 따르면 7월 중국 시계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급감했다. 같은 기간 홍콩도 19% 줄었다. 중국과 홍콩의 수요 공백으로 바쉐론 , 예거 르쿨르드, IWC 등 고가 시계 모델을 거느리고 있는 리치몬드그룹은 2분기 매출이 13% 감소했고, 오메가와 브레게를 소유한 스와치그룹도 올 상반기 중국 매출이 30% 급감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스위스의 시계 수출 규모는 중국 주도의 경기 침체가 얼마나 깊고 지속적이며 업계에 타격을 입히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희소성이 높은 초고가 시계 모델에 대한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5월 필립스 경매에서 롤렉스 시계가 400만스위스프랑(약 62억4000만원)에 판매된 사례가 있어서다. 1988년 모델인 이 시계는 다이얼과 베젤에 다이아몬드가 장식된 골드 롤렉스 6270 데이토나 모델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경매가 초고가 시계 구매자의 수요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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