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결국은 실적이 좋아질 종목으로 수급이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LG화학(051910)과 삼성SDI(006400)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두 업체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들어 LG화학 주가는 82%가량 올랐다. 지난해 말 18만1000원이었던 LG화학 주가는 2013년 1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33만원을 돌파했다. 외국인 보유 지분율이 33.61%에서 38.72%로 5.11% 포인트 높아졌다. 지난달까지 누적 순매도를 기록하던 기관 투자가도 지난 12일부터 연일 LG화학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기관은 6거래일 동안 823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SDI도 지난 8월24일 연중 최저가 7만5600원을 기록한 이후 빠르게 반등했다. 3개월 만에 주가는 64.7% 올랐다. 이 기간에 기관은 182만주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1658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비단 LG화학 삼성SDI와 같은 대형주뿐만 아니라 코스닥 상장사인 에코프로 피앤이솔루션 우리산업 등도 연중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전기차 판매 증가는 고무적이다. 소비자 관점에서 휘발유 가격이 내려가면 상대적으로 출고가격이 비싼 전기차를 살 유인이 작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하지만 최근 주유소 평균 가격인 1500원 선을 고려해도 1년간 운행했을 때 유류비와 전기차 유류비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연간 평균 주행거리 1만6000km를 기준으로 평균 휘발유 가격(1521원)과 국산 중형차 연비(12.0 km/l)를 고려했을 때 유류비는 203만원 소요된다. 전기차는 48만원에 불과하다. 연간 155만원을 아낄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 보증기간이 평균 6년이니 약 1000만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친환경 차량 보급을 위해 정부가 보조금도 주고 있어 출고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유류비도 아낄 수 있는 점은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다. 환경 문제가 심각한 중국은 정부가 더욱 강력한 보급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공공기관에서 관용차나 대중교통 차량을 교체할 때 전기차를 30% 이상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2020년까지 전기차 충전기를 482만대로 확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유럽은 구매 보조금이나 세금 면제 외에도 공용 주차장 무료 사용, 버스 전용차선 이용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전기차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 실적 전망에도 녹색등이 들어왔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LG화학이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에서 매출액 1조 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추정치 대비 50.3% 증가한 규모다.
전기차 관련 업체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불안한 시장 상황에서도 견조한 주가 상승 흐름이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시장 트렌드와도 맞다는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
권아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수급 흐름을 살펴보면 실적에 기대감과 이로 인한 수급 개선 여부가 특징적으로 나타났다”며 “기관, 외국인 매수규모 합계 상위를 차지하는 종목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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