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현대·기아차와 대우버스, 타타대우상용차 등 4사의 상용차 생산량은 전년동기대비 48.7% 줄어든 1만4234대에 그쳤다. 지난달에 비해서도 절반 이상인 53.9% 줄었다. 내수 침체와 파업 여파로 승용차 국내 생산도 23.7% 줄었으나 상용차 감소 폭은 이보다 두 배 이상 컸다.
국내 상용차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형 트럭도 상황은 마찬가지. 전체 상용차 판매의 4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모델인 현대차(005380) 포터의 지난달 판매는 3832대로, 전년대비 47.2% 줄었다. 통상적으로 월 4000대이던 봉고 등 기아차의 트럭 부문도 평소의 절반 이하(1911대)로 줄었다. 대우의 다마스와 라보 역시 948대로 5.9% 감소했다.
현재 포터의 경우 두달, 봉고는 두달 반 이상 기다려야 한다. 현재 대기 물량은 두 모델 모두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계약 해약률도 최근 30%에 육박하고 있다. 신차 대신 중고차를 알아보는 수요도 늘었다. 포터는 올들어 중고차사이트 SK엔카에서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된 모델로 올라섰다. 지난해는 5위였다.
상용차 생산이 줄어든 1차적인 이유는 노조의 파업이다. 현대·기아차(000270) 노조는 올해 임단협 이후 7월 말부터 20여 차례의 부분파업 및 특근 거부를 벌였다. 총 12만여대(사측 추산)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특히 승용차는 수출량 조절 등을 통해 내수 수급 조절이 가능하지만 상용차는 이마저 힘들어 파업 피해 여파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승용차의 경우 국내 생산량 중 약 3분의 2가 수출되지만, 상용차는 반대로 3분의 2 이상이 내수 시장에서 판매된다. 더욱이 포터 등 트럭 생산라인의 경우 자동화율이 낮고, 수작업 비중이 높다. 그만큼 파업 여파가 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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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내년 주간2교대 도입 이후 생산량이 줄게 되면 ‘물량 적체’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차는 현재 국내 경트럭 생산을 늘릴 계획은 없다. 기아차 역시 올 초부터 노사가 생산량 확대를 논의하고 있으나 이렇다 할 결과가 없는 상태다. 한국GM의 경우 오히려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되는 오는 2014년 생산 중단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상용차부문의 한 관계자는 “경트럭 판매는 경기를 쉽게 타는 만큼 당장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생산물을 늘릴 순 없다. 단 주간2교대 도입으로 인한 생산 물량 차질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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