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전자’ 간다더니…삼성전자, 연일 신저가

삼성전자, 이달 7거래일 연속 하락세
외국인 이달에만 2.5조 넘게 순매도
엔비디아 부진에 반도체 업황 우려
증권가 목표가 하향 이어져 "추가 하락은 제한적"
  • 등록 2024-09-11 오전 9:28:38

    수정 2024-09-11 오전 9:28:38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삼성전자가 이달 들어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연일 신저가를 새로 쓰고 있다.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와 엔비디아의 주가 급락으로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흔들리며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삼성전자를 2조 50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10만전자’를 외치던 증권가의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만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오전 9시 25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51% 내린 6만 5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장중 6만 4800원까지 내려서며 52주 최저가까지 내려섰다.

삼성전자의 하락세는 외국인과 기관이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10일 기준) 삼성전자를 2조 5603억원 규모 순매도했고, 기관은 7771억원 규모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만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3조 3290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AI산업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엔비디아의 부진은 한국 반도체 업종 주가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최근 메모리 현물시장의 가격 부진 등 부정적인 시그널과 함께 파운드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TSMC와의 격차 확대 등 구조적 요인도 가세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추정치 하향과 함께 목표가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79조 3000억원, 10조 3000억원으로 추정하며, 컨센서스 대비 5%, 23% 하회할 것으로 봤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업체들의 메모리 보유 재고가 다시 13~14주로 증가함에 따라, 디램, 낸드 모두 전분기 대비 출하량이 줄어들고 평균판매단가 상승폭 또한 한 자리 수%로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 추정치 하향에 따라 목표가는 종전 12만원에서 9만 6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실적 추정치가 낮아지며 이달 들어 KB증권도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종전 13만원에서 9만 5000원으로 대폭 낮췄고, 현대차증권(11만원→10만 4000원)과 DB금융투자(11만원→10만원)으로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주 전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며 삼성전자가 당분간 반등 모멘텀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적 투자와 IT 수요 의구심으로 반도체 빙하기가 미국과 한국 모두에서 길어지고 있다”며 “매크로와 통화정책 환경을 고려하면 기술주 로테이션 과정이 당분간 더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주가에서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근접하며 과거 10년 평균 하단(1.2배)을 밑돌고 있어 향후 하락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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