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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차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을 받은 가구의 13.1%는 현금으로 지급 받았다.
다수 가구는 카드 포인트 형태로 지원을 받았지만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수급 가구에게는 현금으로 지원했다.
현금 지원금은 카드·상품권 등 다른 지급수단과는 달리 빚 상환, 저축에 직접 사용하는 특수성이 있다. 이에 KDI는 현금 수급가구의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형태를 별도 조사했다.
설문조사 대상인 1500가구 중 실제 응답한 1386가구의 지원금 액수를 보면 61.7%가 1인 가구 지원액에 해당하는 40만원을 받았다. 2인 가구 지원액인 60만원은 23.4%, 3인 가구 지원액 80만원 4.2%, 4인 가구 이상 지원액 100만원 2.9%로 순이다. 현금 지원을 받은 10가구 중 6가구는 1인 가구인 셈이다.
응답자 중 48.5%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가구였다. 기초연금 수급가구는 58.1%, 장애인연금 수급가구는 8.7%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인 가구가 71.2%로 다수를 차지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의 주된 사용 용도를 보면 소비지출이 93.7%다. 3.8%는 저축, 1.8%는 빚 상환에 사용했다.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저축한 금액을 1년 내 지출로 사용할 것이라는 응답이 65.8%로 높게 나타났다. 소비 지출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올해 코로나19에 대응해 지원금을 지급했을 때 소비 지출은 15%에 그쳤고 빚 상환(52.2%)과 저축(32.8%)이 높은 비중을 기록해 국내 현금 지급가구와 다른 경향을 나타냈다.
소비 지출의 사용현황을 보면 식료품·가정생활용품 등 필수 지출 품목에 사용했다는 응답자가 90.3%에 달했다(복수응답). 이어 병원비·약제비 등 보건의료비 40.5%, 외식 25.8%, 의류·서적 등 구매 16.5%, 서비스 이용 8.9%, 가전제품·가구 등 내구재 구매에 4.4% 등 순이다.
각 품목에 사용된 긴급재난지원금 평균액은 식료품·가정생활용품이 30만1000원, 보건의료비 6만6000원, 외식 3만1000원, 의류·서적 등 1만8000원 등 순이다. 내구재와 서비스 이용은 각각 7000원씩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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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로 보면 65세 미만의 한계소비성향은 0.251로 65세 이상 고령층 0.204보다 높았다. 연령이 높을수록 추가 소비 지출이 적었다는 것이다.
한편 코로나19 위기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는지 묻는 문항에는 45.6%가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정부가 경제 위기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지막 현금 지원 대상인 저소득층 중에서도 막상 절반 가량은 경제 어려움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DI는 고령층·장애인 등 현금수급가구가 경제 활동을 하지 않아 경제 어려움도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소득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28.4%, 구직 어려움을 겪었다는 응답은 14.0%로 나타나 어려움을 겪는 가구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이 가구의 경제 어려움 해결에 도움을 줬는지 문항은 50.4%가 매우, 38.0%는 다소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며 “대부분 현금수급가구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이 경제적인 도움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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