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비번 잃어버린 사람 급증…최면으로 기억 복원까지

수년 전에 사두고 비밀번호 잃어버려 '발 동동'
분실한 암호나 저장장치 찾아주는 전문업체도 등장해
  • 등록 2017-12-21 오전 10:52:45

    수정 2017-12-21 오전 10:52:45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13일 서울 중구 이데일리 본사 비트코인 이미지.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급등하는 비트코인의 파도를 놓칠 것보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면? 비밀번호를 잃어버려 자신의 비트코인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몇 년 전에 비트코인을 구입 해놓고 복잡한 보안코드를 잊어 버리는 사용자가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은행의 비밀번호를 잊어 버린 것과 같은 상황이지만, 비트코인의 경우 거래소가 아닌 전자지갑에 넣어뒀을 경우 다시 설정하기 위해 연락을 받을 수 없다.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비밀번호를 까먹어 보유한 비트코인의 일부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필립 뉴 마이어는 2013년 260달러를 주고 15비트코인을 구입했다. 그 가치는 이제 30만달러 가까이로 불어났지만 그는 도무지 암호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결국 뉴 마이어는 최면으로 기억을 되살리는 것도 고려했지만, 지금은 슈퍼 컴퓨터를 사용해 잠금 해제를 시도하고있다.

높이 약 1.5미터의 슈퍼 컴퓨터는 냉각이 필요하기 때문에 약 1000리터의 특수 탱크에서 작업을 한다. 그래도 문자나 숫자나 기호를 조합해 만든 암호를 모두 시도해 맞추는 데는 200~300년 정도 걸릴 수 있다. 뉴 마이어는 비밀번호를 알아냈을 때는 자신이 332살 정도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유수프 사루한은 오래된 형 컴퓨터에 비트코인 암호를 저장하고 있었지만, 아버지가 지워 버렸다. 사루항은 트위터에 “머리가 이상해지기 직전의 상태에 있다”고 자신의 절박함을 호소했다.

비트코인 거래는 2개의 ‘열쇠’가 필요하다. 하나는 공개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만 아는 비밀번호다. 공개된 개인 키는 계좌번호격으로 “E9873D79C6D87DC0FB6A5778633389F4453213303DA61F20BD67FC233AA33262” 같은 식이다.

그래서 이러한 키를 저장하는 전자지갑은 엄격하게 지켜지고 자체도 여러 다른 암호로 보호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보안에 어떤 실수가 있으면, 정당한 권리를 가진 사람에서도 비트코인에 손댈 수 없게 된다.

비트코인 매매동향을 분석한 체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전체 공급량의 최대 23%에 해당하는 280만 ~380만 비트코인이 이미 사라졌다. 비트코인을 개발한 나카모토 사토시도 100만 코인 정도를 없애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현재의 손실액은 180억달러이다.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제3자 기관에 비트코인의 관리를 의뢰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그 계정이 해킹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잇다.

미국 애리조나 주에 사는 브라이언 고스는 해킹 등에 대응하기 위해 비밀번호로 보호된 장비에 암호를 저장하고 있다. 또한 24문자로 구성된 복구에 대한 암호화와 또 다른 암호를 금속상자에 넣어 보관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도난당 할경우를 고려하여 멀리 떨어진 다른 나라에 보관할 정도로 철저하다. 고스는 “좀 지나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돈이니까”라고 말했다.

심지어 비밀번호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최면 서비스도 나오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그린빌의 최면술사인 제이슨 밀러는 암호 및 대상 저장 장치를 잊어 버린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있다.

요금은 1비트코인과 회수한 금액의 5%로 설정하고 있지만, 협상이 가능하다. 밀러는 “고객이 기억 속에 몰래 숨겨 오래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몇 가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데이브 비트코인’이라는 비트코인 ‘자물쇠’를 풀어주는 회사도 등장했다. 데이브 비트코인은 4명의 직원이 있으며 회수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20%를 보상으로 받는다. 이용하는 것은 고성능 컴퓨터와 독자적인 알고리즘이다.

보통의 경우, 클라이언트는 암호의 힌트가 되는 정보를 희미하게 기억하는 것이 많아, 사용했을 가능성이있는 문자나 단어를 사전에 데이브 비트코인에 제공한다. 회사에 따르면, 암호 해제 요청은 지난해 보다 4배 증가했다.

브라이언 고스가 암호를 보관하고 있는 금속 상자. 사진=브라이언 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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