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프로아이티 주주와 투자자들의 피해 뿐 아니라 중국고섬 사태와 맞물려 외국 기업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시장에서는 네프로아이티 사건에 대한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기되고 있다.
◇ 대리인이 어떻게 통장과 인감을 확보했나 네프로아이티는 홍콩계 기업인 만다린웨스트에 경영권 매각하는 과정에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유증에 몰린 149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도난당했다.
청약증거금이 든 통장과 이를 인출할 수 있는 인감을 가지고 달아난 사람은 만다린웨스트의 대리인인 박태경 씨. (관련기사 참조 ☞ `청약증거금을 들고 튀어라`?..소액공모 `구멍`)
네프로아이티측은 "만다린웨스트의 부사장으로 공시됐던 박 씨는 인수합병(M&A) 에이전트 즉, 대리인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정정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만다린웨스트 임직원이 통장과 인감을 요구해도 아직 경영권 이전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함부로 넘겨주지 말아야 하는 게 정상"이라며 "하물며 대리인이 통장과 인감을 가져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네프로아이티 관계자는 박 씨가 청약증거금 통장과 인감을 확보하게 된 경위에 대해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입을 다물었다.
◇ 만다린웨스트는 청약금을 노리고 M&A 시도했나 그렇다면 만다린웨스트는 대리인 박 씨의 횡령 건과 어느 정도의 연관이 있는 것일까. 일각에서는 만다린웨스트측에서 처음부터 청약증거금을 노렸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지난 6일 유상증자 결정 당시 만다린웨스트는 네프로아이티에 대한 자금 선지원을 위해 10억원 규모의 유증에 전액 참여키로 했었지만 실제 청약에는 한 푼도 참여하지 않았다.
까다로운 신고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주관사도 필요없는 9억9999만원의 소액공모를 실시한 것이나, 제 3자 배정방식이 아닌 일반공모 방식을 선택한 것도 석연치 않다. 유증 바로 직전 공모가를 시가보다 10% 낮춰 일반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으는 유인을 만들었다는 점도 고의성이 있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 복잡한 경영권 매각과정..네프로재팬은 의심 안 했나
네프로아이티는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보상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계좌동결로 상당 부분의 증거금은 확보한 만큼 유증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피해는 크지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주주들이다. 현재 거래정지된 상태로, 거래소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다음 달 8일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상장폐지가 되지 않더라도 주가 급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데는 네프로아이티 최대주주인 네프로재팬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본잠식에 이르기 까지 부실경영을 한 것부터 대주주 지분 보호예수가 끝나기도 전에 M&A를 서둘러 진행한 점, 교환사채 발행과 두 차례의 유상증자 등 복잡한 M&A 방식을 선택한 점 등 풀리지 않은 의문점이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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