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실 해체 후 삼성, 이것이 궁금하다

  • 등록 2008-06-25 오후 2:43:28

    수정 2008-06-25 오후 5:37:26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삼성그룹이 다음달 1일부터 전략기획실을 없애고 사장단협의회를 중심의 경영체제로 전환할 것을 공식 천명했다.
 
사라지는 전략기획실의 기능과 역할을 어디에서 맡게 될지, 전략기획실 임직원들은 어디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사장단협의회는 어떻게 꾸려질지, 일선에서 물러나는 이건희 회장은 어떻게 활동할지 등 후속조치를 둘러싼 궁금증은 여전하다.
 
삼성쪽에서도 차후에 검토해야할 사안이 많아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답변을 토대로 일문일답을 만들어 봤다. 
 
Q. 사장단협의회는 누가 주재하게 되나.
 
A. 사장단협의회는 앞으로 이수빈 회장과 이윤우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 순으로 주재된다.
 
사장단협의회는 과거 사장단회의과 유사하지만, 사장단회의처럼 일주일에 한 번 열릴지 등 세부적인 운영 방침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첫 회의가 열리는 다음달 2일 세부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Q. 사장단협의회의 권한과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A. 사장단협의회는 말 그대로 `협의체`다. `합의체`가 아니라는 얘기다. 계열사 사장들이 모여 주요한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뿐 하나의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협의회는 별도의 권한을 가지지 않는다. 또한 별도의 책임도 지지 않는다.

앞으로 삼성 계열사들이 내리는 의사결정의 모든 책임은 해당 계열사 사장이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전적으로 지게 된다. 그룹 회장, 전략기획실이 사라지는 만큼 앞으로는 사장들의 홀로서기가 시작되는 셈이다.

Q. `삼성그룹` 개념이 사라진 이후 각 계열사 사장은 누가 결정할까.

A. 삼성 각 계열사들이 독립적인 경영을 하게 되는 만큼 일반 기업체와 마찬가지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라는 의사결정기구에 의해 사장 인사가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

과거와 같이 그룹 차원에서 전체 계열사들의 사장단 인사를 한꺼번에 실시하는 방식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7월1일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이건희 회장이 인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회장은 이후에도 여전히 주요 계열사 인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지분 만큼의 발언권은 행사할 수 있다.

사장을 제외한 임원 인사의 경우 해당 계열사 사장에게 전권이 부여된다. 물론 사장단협의회라는 기구가 존재하는 만큼 사장들 간에 인사 교류 등은 양자간 합의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다.

Q. 앞으로 이건희 회장은 어디에서 업무를 보게 되나.

A. 태평로 삼성본관 건물의 이 회장 사무실은 `회장실`이라는 명패를 떼게 된다. 다만 오는 11월쯤 삼성전자 등이 서초구 삼성타운으로 이사가면 리노베이션을 해야하기 때문에 없애지 않고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로 했다.

회장실이 사라지면서 이 회장은 예전처럼 주로 한남동 자택이나 승지원 등에서 업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측에서는 전·현직 회장단 예우규정에 따라 이 회장에게도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하고 비서진 등을 배치할 계획이다. 삼성측에서는 아직 사무실을 어디에 마련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Q. 이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에 참석하나.

A.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측의 설명대로라면 이 회장의 올림픽 방문 여부는 어디까지나 이 회장 개인의 결정에 달려 있다.

IOC 위원 자격으로 참석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갈 수 있다. 물론 삼성그룹의 회장 자격으로는 참석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문제는 이 회장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 하나, 이 회장이 해외로 나갈 때 전용기를 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명확한 규정이 없다. 필요에 따라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본인이 굳이 이용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삼성측의 관측이다.

Q. 삼성전자 고문과 상담역으로 가는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의 임기는.

A. 고문과 상담역은 사규상으로 별도의 임기가 규정돼 있지 않다. 굳이 규정을 찾아 보자면, 회사에 대한 공헌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정도다.

다만, 그동안 관행상으로는 1년, 3년, 5년 등 홀수년으로 3가지 정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고 한다. 사장급의 경우 대개 3년 정도의 임기를 채웠다고 한다.
 
Q. 유일한 상설조직인 업무지원실은 어떤 모습일까.
 
A. 일단 업무지원실은 기존 전략기획실 재무팀 소속인 김종중 전무가 실장을 맡고 홍보담당의 경우 김태호 전무, 김준식 상무, 이종진 상무, 간부급 직원 3명 등이, 대외업무(사회봉사)는 김완표 상무와 부장급 1명이 맡게 된다. 이외 사장단협의회 개최 등을 보좌하는 직원 4명 가량으로 총 13명 정도가 근무한다.
 
이들은 기존 전략기획실과 마찬가지로 원소속사를 따로 둔채 파견근무 형태로 일하게 된다.
 
업무지원실은 사장단협의회를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대외적으로 창구 역할을 하게 된다. 또 브랜드관리위원회와 투자조정위원회 등이 비상근 조직인 만큼 위원회 개최와 관련된 보좌업무까지 도맡게 된다.
 

Q. 각 계열사로 가는 전략기획실 임직원은 어떤 역할을 하나.

A. 브랜드관리위원장을 맡게 되는 이순동 사장은 제일기획(030000) 사장으로 가지만, 이미 김낙회 대표이사 사장이 있기 때문에 이후 구체적인 보직을 맡게 된다. 장충기, 최광해, 최주현 부사장은 모두 각 계열사에서 사장 보좌역으로 일하게 된다. 윤순봉 부사장은 삼성물산 부사장으로 보직을 받게 된다.
 
그밖에 전략기획실에서 삼성경제연구소로 발령난 임직원들은 앞으로 컨설팅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게 되며, 기존 연구소 인력들과 공동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현재 삼성경제연구소의 매출 가운데 40% 정도는 컨설팅 사업에서 나온다. 여기에는 그룹 관계사는 물론 공공부문, 중소기업 등에 대한 컨설팅 등이 모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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