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금요일의 악몽`..사상 세번째 낙폭(마감)

증시 시가총액 43조원 증발
하락종목수 올들어 두번째..심리급랭
  • 등록 2007-08-10 오후 3:42:57

    수정 2007-08-10 오후 6:16:15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검은 금요일`의 악몽이 되풀이 됐다.

이날 하루 낙폭은 사상 세번째로 컸고, 하락률은 3년2개월여만에 가장 가팔랐다. 하루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증발된 돈만 39조6000억원에 달한다. 코스닥과 합하면 43조원 가까이 주식시장에서 사라졌다.

밤사이 유럽과 미국 대륙을 강타한 `글로벌 신용위기`가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의 급락을 불러왔다.

전날 프랑스계 투자은행인 BNP파리바는 최근 서브프라임발 신용경색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에 투자한 3개 펀드들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며 가치산정과 환매를 일시 중지한 것이 발단이 됐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신용경색이 유럽 대형 금융기관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자,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채권시장 등 금융시장 전반이 요동쳤다.

전날 19일 만에 사자로 돌아서 태도변화에 대한 기대를 불러왔던 외국인은 하루만에 다시 공격적인 매도로 돌아섰다. 급락장의 수급공식인 `외국인 현·선물매도와 프로그램 순매도`는 이날도 반복됐다.

이날 코스피는 80.19포인트, 4.20% 내린 1828.49에 장을 마쳤다. 이같은 낙폭은 사상 세번째로 크다. 하락률 기준으로는 지난 2004년 6월3일 이후 가장 가파르고 올들어서는 최대다.

급락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후들어 수급의 균열이 발생하면서 1814.30까지 떨어져 장중 낙폭이 한때 90포인트를 넘어서기도 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 파트장은 "1800선이 1차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며 여기서 지지를 확인할 경우 60일선(1805p) 지지와 20일선(1923p) 저항을 통해 기간조정으로 장세 성격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파트장은 "유럽 중앙은행과 미 연방준비위원회, 일본 중앙은행 등이 유동성 공급에 나서는 등 글로벌 신용위기 해결책을 찾고 있는 중"이라며 "달러화 약세와 미국 이외 지역의 탄탄한 성장으로 미국 제조업체의 수익도 양호해 실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전 업종이 내렸다.

시장이 급격히 꺾이자 증권주는 7.37% 급락했고, 은행주도 4.03% 떨어지는 등 금융주가 몸살을 앓았다. 신용경색 확산 우려에 전세계 금융주가 폭락하자, 국내 금융주들도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었다.

기계와 철강 조선 등 그간 상승장을 이끌었던 주도 업종도 5% 넘게 급락했다.

대형주 가운데서는 삼성전자(005930)가 2.90% 내렸고, 포스코(005490)와 현대중공업이 7% 가까이 급락했다. 대표적인 방어주인 한국전력도 3% 넘게 내려 맥을 추지 못했다.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가운데서 오른 종목은 단 한종목도 없다.

움츠러든 투자심리를 반영하듯 이날 하락종목은 715개에 달해 올들어 두번째로 많았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97개에 불과했다.

매수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은 팔았고, 개인은 7329억원 순매수(오후3시10분 잠정)해 역대 최대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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