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는 아직 이렇다 할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지만, 총성 없는 전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파주대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픈 100일을 맞은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이하 롯데 아울렛)과 인근 `신세계첼시 프리미엄 아울렛`(이하 신세계첼시 아울렛)을 찾았다. 롯데 파주 아울렛의 개장 100일(작년 12월2일) 성적표는 일단 합격선을 넘었다. 오픈 한 달간 38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목표달성률이 120%에 달했다. 올해 목표 3250억원도 무난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하지만, 단정하기는 이르다. 롯데로선 오픈 초기 나타나는 `오픈 빨` 효과가 아직 남아 있는데다 평일 소비자들을 끌어 들릴 수 있는 주변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이보다 9개월 먼저 문을 연 신세계첼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문제점을 누가 먼저 해결하느냐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 `다양성·가족형` 신세계 `연인·부부` 초점
롯데 파주 아울렛의 입점 브랜드 수는 213개다. 신세계첼시 파주 아울렛(165개)보다 48개 많다. 신세계로선 브랜드 다양성에서 롯데에 뒤진다. 또한, 주변 인프라도 롯데보다 상황이 열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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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아울렛이 내세운 차별화는 `다양성`과 `가족형 쇼핑몰`이다. 프라다, 토즈, 폴 스미스, 멀버리, 태그호이어 등 32개는 국내 아울렛에 처음 들어가는 브랜드다. 신세계와의 브랜드 중복률은 39%. 120여개 브랜드는 신세계첼시 아울렛과 비교해 롯데에서만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날 유모차를 끌면 쇼핑 온 30대~40대 가족단위 고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서울 강서구에서 온 주부 김성희씨는 "8세 아들과 6세 딸을 뽀로로 키즈파크에 맡겨두고 남편과 같이 편안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라며 "가끔 가족들과 영화 관람을 위해서 롯데 파주 아울렛을 찾는다"라고 말했다.
롯데가 가족형 고객에게 초점을 두었다면 신세계는 `연인`과 `부부`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 브랜드에서도 토니버치, 질 샌더, 아르마니 등 신세계만의 차별성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전체 브랜드의 다양성에선 롯데에게 뒤진다.
신세계첼시 관계자는 "롯데는 액세서리와 스포츠 브랜드 등이 많아 의류 부분에서는 큰 차이점이 없다"라며 "오히려 매니아층이 좋아하는 브랜드는 신세계가 앞선다"라고 말했다.
◇롯데·신세계 외국인 유치 등 과제 `산적` 불황에도 웃는다는 교외형 아울렛 사업. 하지만, 장밋빛만은 아니다. 아울렛 고유의 문제인 주말과 주중 매출의 간격을 좁히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성장은 어렵다. 현재 롯데 파주아울렛의 주중과 주말 매출의 차이는 약 1대 3정도다. 신세계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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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아울렛 최초로 4월 말에 오픈이 예정인 해외 인기 명품 `프라다`와 `미우미우` 유치로 파주점의 새로운 매출 견인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이 같은 이점과 인근 국제공항을 연계한 해외 관광객 유치를 통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 중이다.
송정호 롯데 파주 아울렛 점장은 "차별화를 통한 경쟁보다는 상호보완을 통한 상권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세계 역시 롯데와의 생각과 별반 차이는 없다. 유통 라이벌에 앞서 산적한 과제는 비슷하다. 양사가 파주에 나란히 있다 보니 시너지 효과는 당연히 발생한다. 다만 신세계는 첼시와 합작으로 아울렛을 설립하다 보니 중요한 의사 결정에서 롯데보다 의사 결정이 늦다.
업계 한 전문가는 "교외형 아울렛은 신세계가 먼저 시작했지만, 롯데는 도심형 아울렛을 선점하며 자사만의 유통 노하우를 최대한 발휘하고 있다"라며 "현재로선 롯데가 다소 앞서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오픈 3일만에 `매출 117억` ☞ 신세계첼시,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2배 늘린다 ☞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오픈 갤러리` 열어 ☞ 신세계, 파주에 프리미엄 아울렛 개장[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