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경질됐던 장원기 삼성전자 사장(현 대표이사 보좌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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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중국사업 20주년을 맞는 삼성은 다시 한번 그에게 중책을 맡기면서 시험대에 올렸다. 불명예 퇴진이라는 `오점`을 남겼던 장 사장이 기회를 살려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삼성은 7일 부회장 승진 2명 등 총 17명에 대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최지성
삼성전자(005930) 대표이사 부회장의 보좌역으로 물러나 있던 장 사장은 이날 인사를 통해 중국본사 사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면서 5개월 만에 `현업`으로 복귀했다.
장 사장의 중국삼성 대표 선임을 두고 삼성 안팎에서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을 강조하는 관리의 삼성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이례적 인사`로 평하고 있다.
장 사장은 지난 7월 LCD사업부문의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사실상 경질됐었다. 당시 LCD사업부 부사장급 임원들도 모두 `물갈이`됐다. 이후 장 사장이 맡은 보직은 최지성 대표이사 부회장의 보좌역이라는 `한직(閑職)`이었다.
이랬던 그가 삼성의 중국본사 사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복귀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선 S-LCD를 같이 맡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도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투자 건을 추진하고, 해결하기 위한 적임자가 장원기 사장이기 때문"이라는 의견으로 중지(衆智)가 모아지고 있다.
연간 매출의 40% 가량을 중국에서 올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내년 중국사업 20주년을 맞아 중국 쑤저우에 LCD패널 공장을 짓고,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건설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LCD패널 공장 건설만 해도 업황 부진과 맞물려 피일차일 미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 동안 지지부진해진 투자 건을 해결하고, 과감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인물로 장 사장을 발탁했다는 게 회사 안팎의 시각이다. 장 사장은 삼성전자 LCD사업부장 시절 LCD패널 공장 투자건을 추진하면서 중국내 정관계 인맥도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을 제조거점으로 안정화시키기 위해선 장원기 사장이 반도체와 LCD 제조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이 필요했다"면서 "중국 내 브랜드 파워를 증진시키고 우호적인 대외협력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도 그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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