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외국기업들의 어려움은 우리 기업들에게 `강 건너 불구경`일 수도 있고 때론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호재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 편으론 반면교사가 될 수도 있다.
이데일리가 창간 열 돌을 맞아 주최하는 `세계전략포럼 2010`에 강연자로 나설 줄리안 버킨쇼 런던 비즈니스스쿨 교수와 후지모토 다카히로 도쿄대 제조업 경영연구센터 소장은 이런 실패를 통해 우리 기업에게 교훈이 되는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기대된다.
GM은 고객들의 반응보다는 경영절차에 너무 포커스를 맞춘 탓에 몰락했고 2004년 엔론의 대형 파산 역시 느슨한 경영모델에 사기까지 더해지면서 일어난 것이다.
이런 사례들을 통해 버킨쇼 교수는 지난 100년 동안 경영자에 대한 이미지가 회사 운영에 대한 자잘한 것에 집착하고 부하 직원의 일을 조정해주거나 관리하는 데에나 몰두하면서 사내정치에 바쁜 저급관료 정도로 굳어졌다고 꼬집는다.
이제 이 얼룩지고 무너진 경영을 다시 연구하고 정립해 나가자는 것이 버킨쇼 교수의 핵심적인 메시지다.
그는 사업계획이나 자금, 조직구성, 인적자원 관리 같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혼자서는 해내지는 못하는 목표를 여러 사람이 모여서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인 노력`이 경영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또 제품 자체는 별반 다를 것이 없어서 특별한 제품이나 서비스만으로 성공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을 가진 그는 성공하는 기업은 여기에 더해 창의적인 경영모델을 정립한다는 점에 착안하고 있다.
목표를 설정하고 적절하게 동기를 부여하면서 협업이 잘 이뤄질 수 있는 나름의 모델을 선택한다면 제품 품질과 소비자 반응, 서비스 등에서 차례로 경쟁력이 갖춰진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버킨쇼 교수가 말하는 경영혁신이다. 특히 침체기일수록 혁신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일본 제조업의 장인정신을 일컫는 `모노즈쿠리`의 창시자로 불리는 다카히로 소장은 높은 기술력과 짜임새있는 조직력을 통해 진입장벽이 높은 제조업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모노즈쿠리의 전통을 한국도 본받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최근 도요타자동차의 대량 리콜사태에서 보듯이 "왜 이렇게 강력한 모노즈쿠리 전통을 가진 일본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는가"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다카히로 교수는 일본 모노즈쿠리의 위축 원인을 해외 생산체제 확대와 단카이세대 은퇴에 따른 노동인력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본 기업들이 인건비 등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해외 생산체제를 구축하면서 기능인력 양성이나 관리에 제대로 신경쓰지 못하고 있는데다 단카이세대들이 은퇴하면서 노동인력 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금융위기를 계기로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고언을 이들 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변화하는 세계경영 환경, 기업들은 어떤 성장전략을 취해야 하는가`라는 주제의 버킨쇼 교수 강연은 포럼 첫째날(6월8일) 오후 3시15분부터 1시간 30분간, `세계 제조업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다카히로 소장 강연은 5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아울러 두 강연 이후에는 국내 대표적인 혁신 기업들이 직접 사례발표에도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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