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대기업 계열사 3년간 맡아주겠다"

(종합)"PEF 매각이익 공유·우선매수권 부여"
대우조선해양 재매각 시도…GM대우 선물환 청산방지 협약 검토
  • 등록 2009-05-13 오후 2:33:45

    수정 2009-05-13 오후 3:02:03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산은 사모펀드(PEF)에 계열사를 매각한 대기업에게는 향후 매각 이익을 분배하고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042660) 매각을 빠른 시일 내에 준비하는 한편 GM대우자동차의 선물환 중도 청산을 막기 위한 금융권 협약을 검토키로 했다.

민 행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대기업의 자발적, 선제적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PEF를 대안으로 활용할 방침"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에 계열사를 파는 게 아니라 3~5년간 기업을 맡기고 유동성을 확보한 후 시장이 좋아진 후에 다시 사가거나 이익을 공유(프로핏 셰어링)하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대기업이 구조조정을 위해 계열사를 산은 구조조정 PEF에 매각할 경우 시가에서 20~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가치를 매겨주기로 했다.

PEF가 사들인 회사는 3~5년 정도 전문적으로 운영되며, 시장 가격 회복 후 매각시에는 자본조달비용에 어느정도의 수익률을 뺀 나머지 수익을 기업과 공유하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핵심 계열사를 PEF에 매각함으로써 당장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유동성을 확보하게 되며 향후 다시 계열사를 사들일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갖게될 뿐 아니라 다시 사들일 생각이 없더라도 매각 이익은 추가로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게 민 행장의 설명이다.

민 행장은 "대기업이 계열사를 PEF에 맡기고 매각대금을 받으면 충분한 재무구조 경쟁력과 유동성 경쟁력이 확보된다"면서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으며 해외에 나가서 인수합병(M&A)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동부메탈을 PEF에 넘길 경우 동부그룹에 프로핏 셰어링과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할 것"이라며 "산은이 주거래은행이 아니더라도 한국 기업이면 어느 기업이나 성심성의껏 협상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 PEF의 규모와 관련해서는 "올 상반기까지만 1조원이지만 기업의 니즈와 펀딩 정도에 따라 상당히 클 수 있다"면서 "국민연금을 포함해 외국 사모펀드, 국내 투자기관들로부터 펀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과 재무개선약정(MOU) 체결을 추진 중인 7개 주채무계열에 대해서는 "그룹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 없다"면서 "이달 말까지 1차로 필요한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호그룹과 관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풋옵션 문제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이 지원할 것"이라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채권단을 대리해서 여러가지 대안의 장단점을 살펴보고 있고,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GM대우 지원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자동차산업 경쟁력 강화방안까지 생각해 판단해야한다"면서 "앞으로 2~3년이 문제가 아니라 5년,10년 후 중장기적으로 성장과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보장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GM대우가 단순히 GM 본사의 조립 공장이나 하청 공장화하는 것이 아닌 글로벌 전략 핵심기지화한다는 보장을 받아야 우리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라며 "GM측에서 돈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을 내놓을 수 있는지 우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대안을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GM대우의 선물환 규모가 커 혹시 GM본사가 잘못됐을때 시장에 엄청난 리스크가 되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금융권이 협약을 맺어 선물환 중도 청산을 막는 방안에 대해 장단점을 따져보고 검토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M&A가 진행 중인 매물에 대해서는 "현대종합상사(011760) 매각이 8~9월께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며 하이닉스(000660)의 매각은 외환은행 중심으로 진행 중"이라며 "현대건설(000720)의 경우 매각제한이 해제된 지분이 있지만 산은의 경우 주식 가치가 좀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좀 더 보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042660)도 빠른 시일 내에 재매각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민 행장은 "대우조선해양은 시장에 되팔수 있는 가장 빠른 시기에 되팔려고 한다"면서 "한번 실패한 적이 있기 때문에 당장은 매각하지 못하겠지만 시장 여건이 성숙되면 재매각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영화를 앞두고 앞으로의 경영 전략에 대해서도 포부를 밝혔다.

민 행장은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 통틀어 은행 인수합병(M&A)을 시도해 수신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라며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 기업금융투자은행(CIB)의 목표하에 1단계 아시아, 2단계 미주와 유럽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지분 매각이 시작되기 전에 은행 M&A를 마무리해야한다"면서 "은행 M&A는 산은의 매각가치를 올리고자 하는 목적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 진출과 관련해서는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보다는 시장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역할을 고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부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는 본부를 본부장 CEO제로 개편 각 본부장들이 인사와 영업, 전략, 예산을 책임지게 하고 차등 성과급을 도입하는 등 민영화에 따른 혁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금융권, GM대우 선물환 청산방지 협약 검토
☞산업은행, PEF통해 동부메탈 인수
☞산업銀, 10조 시장안정화 프로그램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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