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내시경·CT, 매년 검사해도 안심 못해

폐암 조기검진법 어떤것이 있나
  • 등록 2008-01-30 오후 2:03:00

    수정 2008-01-30 오후 2:03:00

[조선일보 제공] 대한폐암학회는 ‘45세 이상 장기 흡연자 등 폐암 가능성이 높은 집단은 1년에 1회, 저선량(低線量) CT촬영 등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학회는 ‘자신’이 없다. 지침에 따라 매년 정기검사를 받더라도 조기발견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폐암의 조기발견 효과가 입증된 조기검진 지침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도 없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성숙환 교수는 “조기검진이 무척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검진을 미루는 것은 더 위험하므로 어떤 방법이든 흡연자는 꼭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 폐암 조기 발견을 위해 저선량 CT사진을 판독하는 모습. 조선일보 DB

폐암 조기검진 방법에는 흉부 X선, 저선량 CT, 객담검사, 기관지 내시경검사, 형광 기관지 내시경 등이 있다.

가장 일반적인 흉부 X선 촬영은 폐에 종양이 생겼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지만, 암이 1㎝ 이하인 경우는 발견하기 어렵다. 또 우리나라 사람에게 흔한 폐결핵을 앓은 흔적과 거의 비슷해 폐암과의 감별이 힘들다. 폐의 혈관, 뼈, 횡격막에 암세포가 가려져 있는 경우에도 발견하기 힘들다. 폐와 기도에서 나온 가래를 분석해 현미경으로 암 여부를 판명하는 ‘객담(喀痰)검사’와 흉부 X선 검사를 함께 시행해도 폐암 세포가 확인될 확률은 50~60% 선이다.

정확성을 높인 검진법 중에선 방사선 조사량이 일반 CT의 10분의 1 수준인 ‘저선량 CT’가 흔히 쓰인다. 이 검사법은 0.5㎝의 작은 암세포까지 찾아낼 정도로 정밀하다. 폐나 림프절, 다른 기관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어 암의 발생 부위, 다른 곳으로 전이가 됐는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유용하다. 하지만 저선량 CT는 기관지 중앙에서 멀리 떨어진 부위에 생긴 ‘말초성 폐암(선암, 대세포폐암)’은 잘 찾아내지만, 기관지 주변에 생긴 ‘중심성폐암(편평세포암, 소세포폐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다. 전체 폐암 중 말초성폐암이 70%, 중심성폐암이 30%다.

반대로 ‘기관지 내시경’은 중심성폐암은 잘 찾지만, 말초성폐암을 찾는데 한계가 있다. 기관지 내시경검사는 내시경을 기관지에 삽입해 폐암 세포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세포를 떼내 조직검사를 하기 위해 쓰이는데, 기관지 중심 부위만 검사하므로 구석구석 숨어있는 말초성폐암의 발견은 어렵다.

말초성폐암과 중심성폐암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저선량CT와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모두 받는 것은 돈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 최근엔 두 검사법의 장점을 모은 ‘형광 기관지 내시경’도 등장했는데 특정 주파수의 레이저를 폐 조직에 비추면 이상이 생긴 부위는 적색 또는 갈색으로 나타난다. 초기 폐암 발견율이 70%에 이른다.

그렇다면 이런 검사는 얼마 간격으로 받아야 할까? 폐암 세포의 성질이 개인마다 너무 달라서 그 간격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성질 급한 암 세포는 1기에서 3기까지 발전하는데 채 20일도 안 걸리며, 반대로 느긋한 암은 700일 이상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보통 1기에서 2기, 2기에서 3기로 가는데 각각 5개월~1년 정도 걸리므로 1년에 1회 검진을 받아도 어떤 사람은 말기 폐암인 상태로 발견될 수 있다. 물론 ‘운이 좋으면’ 2년 이상 1기인 상태로 남아 있을 수도 있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김주항 교수는 “20년 이상 흡연자는 40세를 전후해 6개월에 한번씩 검진을 받고, 담배를 끊었더라도 2년에 한번 이상 받아봐야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다.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결핵 환자나 폐암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 집단은 30대 초반부터 부지런히 폐암 조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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