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후보자 청문회 다시 열렸지만…“김행방불명”

“김현숙 장관 청문회 이후 최악 또 나와”
성실 출석 상식…청문회법 강제 언급도
  • 등록 2023-10-06 오전 11:44:50

    수정 2023-10-06 오전 11:44:50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다시 열렸지만, 전날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도 김행 후보도 아무도 참석하지 않아 회의는 다시 20여분만에 정회하고 말았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사진=방인권 기자)
권인숙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은 “오늘 아침에도 계속 연락 취하고 있는데 장관 후보자는 소재 불명”이라며 “준비단도 연락이 안 되고 있다. 여가부 공무원들은 광화문에 대기중이라고 한다. 청문회 열리면 모든걸 설명하겠다는 후보자가 자료제출 거부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행 후보자가 ‘드라마틱하게 청문회를 엑시트(exit·퇴장하다)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행 후보자가 여가부 존폐와 관련해 “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겠다”라고 언급한 발언을 빗댄 것이다.

권인숙 위원장은 “후보자의 주식파킹, 회령 및 배임, 일감 몰아주기, 허위공시, 주가조작 등 도덕적 검증의 수준이 아니라 수사가 필요한 법위반 의혹으로 가득하다”며 “인사청문회에서 하나도 증명하지 못했고 의원들의 자료 요구에도 자료제출을 하나도 안 하고 툭하면 고발하라는 태도는 장관의 무게를 전혀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다”고 지적했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자리가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전날 김행 후보자 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은 권인숙 위원장의 편파적인 회의 진행을 문제삼으며 후보와 함께 퇴장했다. 야당 간사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제 사태는 후보자의 태도 불성실이 원인이었다”며 “후보자가 그런 태도에 대해 사과를 하면 (권인숙) 위원장께서도 사과할 수 있으니 회의장에 들어왔으면 좋겠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답변은 묵묵부답이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지만, 어제 청문회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하고 자리를 회피하는 전략을 쓴 것”이라며 “오늘까지 후보자가 출석을 회피한다면 스스로 후보자로서의 검증을 회피하고 장관으로서의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국민께서는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지금까지 국회 역사상 가장 최악의 청문회라고 다들 느꼈을 텐데 그것보다 더 최악의 후보가 와서 인사청문회 도중에 도망가는 사건이 벌어질 거라고는 세상에 누가 생각을 할 수 있었겠느냐”며 “심지어 여당 의원들은 후보가 청문회장으로 다시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고 당당하게 얘기하고 있다.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의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는 상황을 “김행 방불명”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의원들은 인사청문 제도를 손질해 이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재산형성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자녀 관련 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충분한 검증 속에서 장관의 임명 여부가 결정될 수 있도록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방안이 논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현영 의원은 “인사청문회법은 후보자가 자리를 피하거나 노쇼를 하는 등의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후보자에 대한 법적 규정이 기존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후보자가 성실하게 임하는 게 기본이어서다. 앞으로 후보자 태도에 대한 책임을 인청법에서 규정해야하는 지 상식 중의 상식을 법으로 강제화해야하는 지 참으로 답답함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재개된 청문회는 김행 후보자가 출석하지 않아 결국 정회됐다. 권인숙 위원장은 “자정까지 기다리겠다. 김행 국무위원 후보자와 국민의힘 위원들은 지금이라도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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