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VS애널)기아차 "긍정론 속 신중론도"

증시전문가, 신차효과와 환율여건 개선으로 실적개선 기대
기아차, 2008년 영업마진 3% 목표 `의욕 대단`
증시 일각에선 "해외판매법인 실적회복 확인해야" 신중론도
  • 등록 2008-01-28 오후 3:12:25

    수정 2008-01-28 오후 3:12:25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기아차(000270)가 연초부터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 올해부터 경차 혜택이 부여된 '뉴모닝'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환율여건도 우호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 해엔 4분기 영업흑자에도 불구, 연간으론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부턴 연간 영업손익이 흑자기조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다. 기아차 스스로도 올해 5220억원의 영업흑자와 3%대의 영업마진을 목표로 내걸었다. 대단히 의욕적이다.  

이에 대한 증권사들의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기아차가 '신차효과'와 '환율'이라는 두 날개를 달았다는 매우 낙관적인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의 여건 변화가 긍정적이라 할지라도, 해외판매법인의 실적회복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 긍정론자 "신차효과와 환율 양 날개 달았다"

기아차를 낙관하는 쪽은 우선 환율여건 개선을 꼽는다. 현대차에 비해 국내생산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수출이 많다보니 기아차의 환율민감도는 현대차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연초 우호적인 환율 흐름이 기아차의 전망을 밝게 해준다는 것이다.

최근 '뉴모닝의 판매호조로 하반기 신차에 대해서도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뉴모닝의 경우엔 올들어 24일까지 1만6500대의 계약이 들어와 출고대수가 5500대에 달하고 있다. 1월 판매량만 보더라도 20일 기준으로 전월비 70%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가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MG(로체 개조모델), TD(쎄라토 대체 신차), AM(소형 SUV 신차) 등도 좋은 평가를 받고, 이는 궁극적으로 기아차의 가동률 상승과 실적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낙관론이 나온다.

최대식 CJ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기아차가 신차효과와 환율여건 개선이라는 양 날개를 달았다"며 "조만간 기아차의 추정실적을 상향조정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CJ투자증권은 기아차에 대해 목표가 1만4000원에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송상훈 흥국증권 팀장은 "모하비와 모닝의 신차효과가 MG(6월) TD(8월) AM(9월) 등으로 이어져 국내외 판매증가에 따른 대당 고정비 부담이 낮아지고, 과거 2년간의 비용절감 효과가 올해에는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차효과와 환율변화 등을 반영해 2008년 수익 전망치도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흥국증권은 기아차에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1만3400원을 내놓고 있다.

박화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아차는 올 4분기부터 이자보상배율 2배 이상의 수익성을 갖추게 돼 유동성 우려가 불식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10년부터는 차입금 상환도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신영증권은 기아차에 대한 매수의견을 종전 '중립'에서 '매수B'로 상향조정하고, 목표주가도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1만6200원을 제시했다.

◇ 신중론자 "해외판매법인 재고문제 확인해야"

기아차에 대해 신중론을 펴는 쪽은 기아차를 둘려싼 최근의 여건 변화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해외판매법인의 실적개선까지 확인될 때까지는 기아차에 대한 '매수' 추천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수홍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아차 주가 상승의 부담요인은 유럽판매법인(KME) 등 해외법인에 쌓여있는 누적 손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법인의 누적 손실 금액은 2006년 3800억원에서 작년 3분기말 7400억원(2007 예상 순자산가치의 약 14%에 해당)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본사기준 자산가치가 이만큼 실제보다 과대계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애널리스트는 "기아차는 작년 해외법인에 1억8000만 유로를 출자했고, 2008년 1분기에도 1억 유로의 추가 출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를 통한 해외법인의 수익개선이 추세적인 주가 상승의 전제조건이다"고 덧붙였다.

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기아차의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로 역사적 저점 수준에서 그쳐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면서도 "기아차 투자의견을 보유(Hold)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해외재고 누적에 따라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기아차의 국내공장 판매는 2005년 이후 3년 동안 110만대 수준에 머물렀지만 해외재고는 24만대에서 34만5000대로 43%나 증가했다. 안 연구위원은 이러한 해외재고 누적으로 무역금융(D/A)잔액도 2조7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추정치)으로 증가해 현금흐름 악화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아차가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계획하고 있는 7개의 신모델이 신차효과를 내면서 이익증가로 이어지기 위해선 무엇보다 올 상반기부터 해외재고가 축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해외재고 축소와 함께 영업이익 목표 5220억원을 달성한다면 연결기준 흑자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아직은 쉽지 않아 보이는 만큼 '매수' 투자의견이 아닌 '보유' 의견을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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