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섭 “옥시, 한국 소비자만 봉으로 생각하나”

미국 유럽과 달리 한국만 제품 유해성분 주의사항 알리지 않아
호주 캐나다에서는 성분 알 수 있는 물질안전보건자료까지 공개
  • 등록 2016-08-29 오전 11:04:26

    수정 2016-08-29 오전 11:04:26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을 일으킨 옥시레킷벤키저가 한국 소비자들에게만 제품 사용시 유해물질에 따른 주의사항과 경고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인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이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 판매되는 레킷벤키저의 가정용 화학용품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국에서만 해당제품의 유해성분에 따른 사용 주의사항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레킷벤키저의 공기청정제인 에어윅(Air Wick)의 아마존 영국 판매사이트에는 향기에 예민한 사람이 사용할 때 주의하도록 돼 있고, 영국계 유통사인 테스코에는 제품 사용시 흡연금지, 알레르기유발, 남용시 사망경고까지 기술돼 있다. 하지만 에어윅의 한국 옥시레킷벤키저의 홈페이지나 쇼핑몰인 옥션, 11번가 등에는 제품에 대한 홍보만 있을 뿐, 해당 제품의 사용 주의사항이나 경고 문구는 전혀 기술돼 있지 않았다. 또 해당 제품의 화학물질 성분을 알 수 있는 MSDS(물질안전보건자료)에 대해 호주와 캐나다에서는 레킷벤키저 전 제품의 MSDS를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유해물질 포함 여부를 쉽게 알 수 있으나 한국의 경우에는 그 어디에도 확인할 길이 없었다. 전 세계적으로 가정용 생활화학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레킷벤키저가 사실상 한국 소비자들의 안전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는 셈이다.

정 의원은 “옥시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해 진정으로 한국 소비자들에게 사죄와 반성의 마음이 있다면 성급하게 배상안을 제시할 것이 아니라, 판매제품의 MSDS 공개 및 주의사항 표시 등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도 에어윅 제품에 대해 알레르기 부작용과 기침, 호흡곤란 등에 따른 소비자 불만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여성 환경단체인 WVE가 지난 2011년 미국 내 판매되는 가정용세정제 인기제품에 대해 성분분석을 한 결과, 레킷벤키저의 가정용 공기청정제인 ‘에어윅 프레쉬 워터즈’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리모넨(limonene)과 리나놀(linalool)이 들어 있는데도 라벨에 표시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또 다른 환경단체인 EWG는 2500여개 청소용 화학용품의 성분을 분석해 레킷벤키저의 전체 336개 제품 중 88.0%를 평균 이하의 인체유해 제품으로 분류했다. 특히 6개 등급 중 유해한 독성물질이 포함돼 있는 최하위 F등급 제품이 전체 제품의 37.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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