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회사채도 제대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개별 기업의 자체 능력보다는 오히려 ‘뒷배경’이 더 주목받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든든한 모회사나 그룹의 존재 여부가 더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별 기업의 재무지표 건전성이나 업황보다는 우량한 모회사를 끼고 있는 지 여부가 신용등급이나 회사채 발행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금호종금(010050)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9일 금호종금의 무보증후순위금융채 신용등급을 ‘B+(점진적 관찰)’에서 ‘BBB(긍정적)’로 무려 5단계나 상향조정했다. 금호종금은 단숨에 투기등급에서 투자적격등급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하지만 금호종금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우선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주로 보는 재무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자본비율(BIS)은 2010회계연도(FY) 14%를 정점으로 2011년 12.7%, 2012년 12.1%로 계속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럼에도 등급이 오른 이유는 우리금융지주라는 든든한 모그룹으로 인수되면서다. 한기평은 “우리금융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과 수익 기반 확대가 기대된다”면서 “우리금융 차원에서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자산 건전성도 제고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채를 발행할 때도 대기업 계열이라는 장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현대제철(004020)은 지난달 29일 2000억원의 회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39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도 흥행에도 성공했다.
같은 현대차그룹인 현대비앤지스틸(004560) 역시 지난 2월 3.67대1이라는 경쟁률로 300억원의 회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김은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 기업에 대한 수익성이나 재무 안정성보다는 삼성이나 LG, SK, CJ 등 대기업 계열에 대한 신뢰가 더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AA급 기업은 우량그룹에 속하느냐 여부에 따라 금리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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