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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자동차 스타트업 리비안은 지난 23일(현지시간) 25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아마존을 비롯해 포드 자동차, 미국 자산운용사 티로프라이스 등이 참여했다. 해당 자금은 ‘프로젝트 테라’라고 명명된 리비안의 두 번째 공장 건설에 사용될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에 본사를 리비안은 현재 일리노이 주 노멀에 조립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에이미 마스트 리비안 대변인은 “초기 단계이지만 리비안은 두 번째 미국 제조 시설을 위한 위치를 탐색하고 있다”라면서 “노멀과 같은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곳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CNBC는 다양한 주 정부가 ‘프로젝트 테라’ 유치를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비안은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인 알제이 스카린지가 2009년 설립한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2개의 배터리로 구동하는 5~7인승 픽업트럭을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다. 오는 9월 전기 픽업트럭 ‘R1T’ 모델을 시작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R1S’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아마존은 리비안에 배달용 전기 밴을 10만대 선주문해 놓은 상태다. 역대 가장 많은 전기차 주문량이다. 아마존은 2022년 1만 대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모두 10만대를 인도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 20일 베오즈스 의장이 이끄는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발사 라이브 중계 방송에서 리비안 차량이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단순히 운용 자금만을 대는 것을 넘어 리비안이 전기차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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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어 전기차까지…불붙는 두 거물의 경쟁
아마존이 전기차 투자에 적극 나서는 까닭은 베이조스와 머스크 간 경쟁 구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기조가 자리 잡으며 전기차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점도 있지만, 아마존이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와 손잡는 대신 전기차 스타트업 발굴에 나선 것은 자사만의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겠단 의지의 표명이란 설명이다.
베이조스 의장과 머스크 CEO는 대표적인 앙숙으로 꼽힌다.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한 우주 개척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탓이다. 베이조스와 머스크는 공개석상과 개인 SNS에서 서로 독설을 던지는 등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3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로켓 발사대 39A를 장기 임대할 사업자로 블루 오리진 대신 스페이스X를 선정했다. 지난 4월에도 NASA의 달 착륙선 사업자 선정에서도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X를 상대로 고배를 마셨다. 머스크보다 먼저 2년 앞서 블루 오리진을 세우며 우주 개척 사업에 뛰어들었던 베이조스로서는 실망스러운 결과다.
여기에 머스크는 ‘스타링크’로 위성 기반 인터넷 사업에도 몇 발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머스크는 2027년을 목표로 스타링크 위성 총 1만2000기를 발사해 인터넷 인프라가 정비되지 않은 지역에서도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아마존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목표로 ‘카이퍼 프로젝트’를 발동했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 위성 인터넷 개발팀을 인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