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신경성 난청이란 소리를 감지하는 기관인 내이의 손상 또는 내이에서 분석된 소리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청신경의 능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난청으로,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소리를 듣지 못하는 정도에 따라 경도, 중등도, 고도, 심도난청으로 분류하게 된다.
외부 소리를 거의 듣지 못하는 고도난청에 비해 작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경도 난청과 보통의 대화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경·중등도 난청은 환자와 가족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다, 청력검사에서 난청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아 난청의 경우에는 한창 말을 배울 시기에 정확한 말소리를 듣지 못하면서 정상적인 언어발달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뇌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쳐 학습발달 측면에서도 심각한 장애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최병윤 교수 연구팀은 소아 경중등도 난청의 적절한 진단 및 치료를 위해 유전적 원인에 대한 연구를 시행했고, 가족력이 없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라는 점을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가 크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된 이번 한국인 대규모 코호트 연구는 난청 가족력이 없는 15세 미만의 경중등도 난청(<55dB 이하) 환자 8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유전자 분석 결과, 이들 중 약 3분의 2에서(52명, 62.7%) 유전적 요인이 난청의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절반 이상의 원인이 STRC라는 단일 유전자에 의한 것이고, 두 번째로 많은 MPZL2 유전자 원인까지 합하면 유전적 요인의 약 4분의 3 가량이 이 두 유전자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몸의 모든 유전자는 성염색체를 제외하고 똑같은 유전자를 두 개씩 갖고 있다. 부모가 난청이 아닌데도 아이에게 난청이 생기는 경우가 바로 부모로부터 아이에게 난청 유전자만 전달된 경우다. 유전자 하나에 문제가 생겨도 또 다른 하나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면 난청이 생기지 않지만, 부모로부터 난청 유전자만 두 개를 전달 받은 경우에는 난청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어 김봉직 교수는 “소아 경중등도 난청의 발생에 특정 유전자 두 가지가 매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힌 것도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유전의학(Genetics in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