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公 등 산업부 산하기관 30%, 성과연봉제 도입 '난항'

40곳 중 12곳 미도입..가스·석탄公 6월 시한
노조 "취업규칙 변경 요건 위반" 반발..7월 파업 예고
정부 "민간도 구조조정하는데 공공개혁 불가피"
  • 등록 2016-05-31 오전 11:00:00

    수정 2016-05-31 오전 11:00:00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 10곳 중 3곳이 성과연봉제 확대안 도입에 난항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 시한을 앞두고 한국가스공사 등은 노조의 반발로 협상에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31일 산업부에 따르면, 산업부 산하기관 40곳 중에서 12곳(공기업 2곳·준정부기관 2곳·기타 공공기관 8곳)이 이날까지 정부가 권고한 성과연봉제 확대안을 도입하지 않았다. 정부가 정한 시한은 공기업은 6월, 준정부·기타공공 기관은 12월까지다.

해당 공기업은 △가스공사 △대한석탄공사, 준정부기관은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광해관리공단, 기타공공기관은 △한국가스기술공사 △한전 KDN △한전 KPS △한전원자력연료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강원랜드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이다.

이들 산하기관 상당수는 노조 반발이 심해 도입 시점이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0일 가스공사는 이사회 통과를 시도했지만 노조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산별노조에 가입된 가스공사 노조 등은 상급단체에 협상권을 위임한 상태다. 가스공사·가스안전공사 노조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석탄공사 노조는 한국노총 전국광산노조연맹 소속이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에 불이익을 주는 취업규칙 변경 사안을 노사 합의 없이 불법·일방처리를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간주할 경우 노조나 근로자 과반수 대표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을 어겼다는 게 노조 입장이다. 공공운수노조는 오는 6월 3일 대표자 회의를 열어 7월 1차 파업, 9월 전면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성과연봉제 확대안은 성과주의 확산, 공공부문 개혁 취지로 위법적인 요소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볼 경우에는 취업규칙 변경이 효력을 가진다. 31일 성과연봉제 점검회의를 연 이관섭 산업부 1차관은 “민간 부문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성과중심 문화 확산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공공부문의 구조개혁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말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성과연봉제가 확대될수록 임금 협상 과정에서 노조의 협상력, 파업 주도권이 약화하기 때문에 노조가 쉽게 물러서지 않는 것”이라며 “앞으로 꾸준히 협상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확대안은 2급 이상 간부(7%)에게만 적용하고 있는 성과연봉제를 최하위직급(5급)을 제외한 전 직급(70%)으로 확대하고 성과연봉 격차를 2배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4~5월 중 성과연봉제를 확대도입하면 경영평가 가점과 성과급 인센티브를, 6월(준정부기관은 12월)까지 도입하지 않는 공기업에는 인건비 동결 등의 페널티를 부과할 방침이다.

대구 동구에 위치한 한국가스공사 사옥.(사진=가스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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