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중국은 올여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발표할 종전 70주년 담화 내용을 확인하고 한·중·일 정상회담에 대한 견해를 밝힐 계획이다.
중국은 지난 11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고위급 회의에서 이 같은 의향을 내비쳤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16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유엔 창설 70주년 심포지엄에서 연설 중인 아베 총리 출처=니혼게이자이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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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 참석한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일본 외무성 심의관(차관보)은 이른 시일 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하여 달라고 요구했지만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아베담화 내용을 우선 확인하고 싶다”며 난색을 보였다.
오는 21일 열리는 한·중·일 3개국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정상회담 시기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중국은 2013년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 일본과 정상회담을 열지 않고 있다. 양국은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본의 왜곡된 역사인식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베 정부가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村山)담화’와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한 ‘고노(河野)담화’를 부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올여름 ‘아베(安倍)담화’에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반성 문구가 담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유엔 창립 70주년 심포지엄에서 “전후,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 깊이 반성했다”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아베담화의 밑그림이 될 이번 연설에 아베 총리가 ‘반성’을 언급한 만큼 70주년 담화에 기존 담화에 포함된 반성 문구를 계승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보고 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총리는 1995년 종전 50주년을 맞아 ‘과거 신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