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0 깼다]`제일 크게 웃은 자 누구인가`

[이데일리 최한나 기자] 37개월만에 다시 열린 주가지수 2000시대, 그 달콤함은 손 큰 자들의 몫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연간 40% 넘는 평균 수익을 낸 반면, 개인은 사실상 손에 쥔 것이 없었다(순매수 상위 10종목 기준).

올들어 지난 13일까지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43.3%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IT와 자동차, 화학·에너지 등 올들어 가장 드라마틱하게 오른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다. 올들어서만 3조5000억원을 빨아들였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승률은 16.4%에 달한다.

2위와 3위에는 자동차주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각각 2조원대 순매수 금액을 기록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그 주인공. 현대차(005380)는 48%, 현대모비스(012330)는 75% 급등하면서 외국인 지갑을 톡톡히 불려줬다.

외국인은 이밖에도 LG화학과 기아차, SK에너지 등 올해 이름을 날린 대표 급등 종목들을 많이 샀다. 외국인 포트폴리오 중에 마이너스를 낸 종목은 NHN과 LG전자가 있지만, 하락률이 각각 -0.8% 및 -7.4%로 급등 종목에 비해 폭이 작았다.
 

 
 
 
 
 
 
 
 
 
 
 
 
 

기관도 성적이 좋았다. 올들어 순매수 상위 종목 10개의 평균 수익률은 42.6%. 외국인과 비슷한 성과다.

게다가 마이너스를 낸 종목이 10위권내 하나도 없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도 방어력이 좋았던 셈이다.

다만 순매수 금액은 외국인 포트폴리오에 비해 적었다. 일부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기보다는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한 것이다.

기관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우리금융(053000)으로, 올해 8300억원을 순매수했다. 수익률은 9.4%를 기록했다.

2위 종목인 현대중공업(009540)이 성과가 뛰어났다. 현대중공업은 올들어 121% 치솟았다. 순매수금액은 6880억원이다.

OCI와 S-Oil, 하나금융 등이 뒤를 이었다. 각각의 수익률은 55%, 62%, 26%로 집계됐다.

개인은 상대적 빈곤을 느껴야 했다. 지수가 2000을 넘어서며 19%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개인은 0.7% 수익을 거두는데 만족해야 했다. 순매수 종목만 놓고 보면 사실상 하나도 벌지 못한 셈이다.

개인이 많이 산 종목은 포스코와 하이닉스, 삼성전기 순이었다. 포스코(005490)는 23% 넘게 하락했고 하이닉스(000660)도 5.2% 내렸다. 삼성전기(009150)가 20% 넘는 성과를 내며 전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내려앉는 사태를 막았다.

금융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짰던 것이 저조한 성과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개인은 삼성생명(032830)과 KB금융(105560), 외환은행, 대한생명 등을 주로 담았는데 이들 종목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마이너스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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