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변호사 진술 장황…재판장이 제지하기도”

  • 등록 2019-08-13 오전 9:39:08

    수정 2019-08-13 오전 9:39:08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6)의 사형 가능성에 대해 변호사들은 “가능성이 낮다”라고 봤다.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고 나와 호송차에 오르기 전 한 시민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고유정의 사형 가능성에 대해 백성문 변호사는 “지금까지 1명만 살해한 이후에 사형 선고를 받은 건 최근에는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 조심스럽지만 사형 선고보다는 무기징역 선고가 더 가능성이 높은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조수진 변호사 역시 “사형선고까지는 안 갈 거다. 가장 최근에 사형으로 선고됐던 사례가 2015년에 여자친구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여자친구 부모님을 살해하고 여자친구 강간했던 남성 사건이 있었지 않냐. 2명을 살해한 그 사건에서 사형이 선고된 게 있었고 유명하게는 지존파. 조직적인 경우. 이런 경우여야 우리나라에서 사형이 선고되고 있기 때문에 고유정 사건도 무기 징역. 심하게는 나중에 상고심 가서는 조금 더 감형될 가능성도 있지 않는가 싶다”고 말했다.

전날 고유정의 재판에 대해 백 변호사는 “어제 재판은 공판 준비 기일을 지나서 첫 공판 기일이다. 검찰은 뭐로 기소를 하고 변호사는 어떻게 하겠다는 걸 밝히는 자리였는데 (고유정)변호사 진술이 첫 공판 기일에 하기에는 다소 장황하고 방대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첫 번째 기일에는 대부분 검찰이 왜 기소했는지를 얘기를 하고 그거에 대해서 변호인이 인정한다, 부인한다 정도 하는 건데 굉장히 특이했다. 그런데 변호인의 모두 진술을 마치 최후 변론처럼, 마치 증거를 이미 다 조사를 한 것처럼 이미 스토리가 다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좀 장황하게 당시의 피해자는 어떤 심리, 피고인은 어떤 심리에서 이렇게 됐을 것이라고 얘기를 굉장히 길게 해서 재판장이 몇 번 제지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백 변호사는 “최후 변론이란 얘기는 재판장이 직접 한 거다. 이거는 최후 변론에서 할 만한 내용인데 너무 길지 않느냐. 이렇게 제지까지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고유정 변호사가 “고유정 전 남편은 ‘변태 성욕자’였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조 변호사는 “특이한 주장이다. 고유정이 어떻게 살인에 이르렀는가를 아무 우발적이다라고 이야기하기 위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강간을 당하려는 위험에서 본인이 우발적으로 살인했다. 이렇게 얘기를 했었는데 그 변호인의 주장은 그걸 약간 더 넘어서서 변태적인 성관계 요구를 방어하려다 보니까 이런 취지로 얘기를 했다. 이러한 점에 대해서 검찰이나 경찰에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살인마로 단정됐다. 이렇게 주장을 했다”고 덧붙였다.

조 변호사는 “계획 살인을 하면 굉장히 가중 처벌이 된다. 그래서 우발 살인이라는 게 있다. 그쪽으로 지금 끌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12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전 남편 살인 사건 첫 공판에서 고유정 측 변호인은 피해자가 변태성욕을 가진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유정이) 피해자의 성관계 요구를 거절한 적이 없다. 피해자의 변태적인 관계 요구에 고씨는 사회생활을 하는 전 남편을 배려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를 살인한 동기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고유정을 성폭행하려고 했기 때문이라며, 계획 범행을 전면 부인하는 논리를 펼쳤다.

고유정 사건 다음 공판은 9월 2일 오후 2시 제주지법에서 속행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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