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민심 조정국면...국민의당, 박영선이 필요한 이유

컨벤션효과 감소, 이승만 '국부'발언 등..호남권 지지율 더민주 역전 '막상막하'
박영선, 정운찬과 동반행보..안철수 러브콜에 묵묵부답
박영선 합류시 수도권 이어 충청권까지..전국정당 기반 확보
  • 등록 2016-01-17 오후 4:44:46

    수정 2016-01-17 오후 4:44:46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안철수신당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권 민심이 주춤해졌다. 이제 더불어민주당과 지지율 격차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결국 호남권에서 시작된 탈당 열풍이 얼마나 수도권 지역으로 확산되느냐가 주요 관건이다. 이에 야권에서 대중적 인지도가 상당하고 중도성향을 띠고 있는 박영선 의원의 거취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17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2~14일 전국의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호남 지역에서는 국민의당 지지율은 30%를 기록했다.

지난 5~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이 지지율 41%로 더민주(19%)를 크게 앞지르며 1위를 차지했는데, 불과 1주일만에 11%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이는 창당 초기에 형성됐던 기대 효과, 이른바 컨벤션 효과가 점차 소멸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최근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이 4·16 민주묘지를 참배하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라고 발언하며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 지지율 하락을 초래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획조정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부정선거를 저지른 것은 잘못했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도입하고 전파한 업적에 대해서는 정당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더민주는 친노·패권주의 비판을 의식하듯 운동권과 친노를 배제한 개혁적인 인사 영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김종인 전 수석이 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는 등 과거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여기에 문재인 대표는 야권 대통합을 위해서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따라 야권 텃밭인 호남권 민심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비록 더민주의 지지율이 앞섰지만 오차범위내 격차일 뿐이다.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수도권 3선의원인 박영선 의원이 갖는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박 의원은 수도권을 비롯, 중도 성향의 야당 의원들의 거취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적인 변수로 꼽힌다. 잠시 주춤해진 안(安)풍을 재점화하기 위해서도 박 의원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에 안철수 의원도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안 의원은 지난 15일 박 의원과 만찬을 갖고, 신당 합류를 요청했다. 하지만 확답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박 의원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행보를 같이한다는 입장이다. 정 전 총리는 충남 공주 출신으로, 박 의원이 신당에 합류할 경우 수도권 뿐만 아니라 충청권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의당이 전국 정당으로서의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박 의원은 향후 거취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박 의원의 당내 입지가 좁아졌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신당에 합류해서 안 의원과 경쟁 구도를 펼칠 경우 대권 후보 또한 노려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최근 박 의원에게 당대표도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박 의원은 여전히 고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결국 잔류했을 때 맡게 될 직책과 탈당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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