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소니 LCD 합작, 8년만에 결국 청산(상보)

삼성전자, 1.08조에 S-LCD 소니 지분 전량 매입 결정
소니가 TV사업 추락하자 결국 결별.."합작 유인 사라져"
TV용 LCD만 만들던 S-LCD, 일부 모바일용 전환 가능성
  • 등록 2011-12-26 오후 3:55:08

    수정 2011-12-26 오후 4:29:44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8여년만에 결국 소니와 결별했다. 26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소니와의 LCD 합작법인인 S-LCD의 소니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대금은 1조800억원.

삼성전자와 소니는 지난 2004년 4월 합작법인 S-LCD를 설립했다. 삼성전자가 50%+1주, 소니가 50%-1주를 나눠갖고, 생산되는 TV용 LCD를 절반씩 나눠 가졌다.

S-LCD는 당시 전 세계 TV 시장의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소니가 손을 잡은 대형 합작이었지만, 소니의 추락으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소니는 TV 사업에서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추락의 길을 걷고 있다. 소니 TV 사업의 누적 적자 규모는 4500억엔에 달한다. 올해도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소니는 올해 회계연도 판매 목표를 전년대비 2% 감소한 2200만대로 잡고 있다.

소니로서는 구조조정이나 사업축소가 절실한 상황이다. S-LCD보다 더 저렴한 LCD 패널을 외부에서 조달하고, TV를 외부에 위탁해 생산하는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소니의 TV 생산위탁 비율은 50%를 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의 TV 생산거점 9곳을 4곳으로 줄였다.

삼성전자로서도 소니와 협력할 유인이 없어졌다. 이미 전 세계 TV 시장의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는 소니와의 전략적 제휴로부터 얻는 이점이 많이 사라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니의 위기 조짐이 있을 때부터 두 회사의 결별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면서 "소니의 선택은 일단 수익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소니와의 전략적 제휴 관계는 유지된다고 밝혔다. 지분 관계는 청산되지만, 소니에 공급할 물량을 보장하는 계약도 새로 맺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S-LCD를 통해 꾸준히 지속되어 왔던 소니와의 기술 협력 관계는 지속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S-LCD가 삼성전자의 100% 자회사가 된 이상, 삼성전자는 앞으로 S-LCD에서 TV용 LCD뿐 아니라 노트북이나 모니터용 LCD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LCD 패널 시장 부진과 TV 사업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성이 대두됐다"면서 "S-LCD의 라인 운용을 보다 유연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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