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들의 이용약관에는 모든 대리점에서 해지할 수 있게 돼 있지만 해지 처리를 지연시키거나 해지 신청 이후에도 처리를 누락해 요금을 내도록 한 경우에 대해 방통위가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열린 방통위 전체 회의에서는 과징금 액수가 정해지지 못했다. 방통위 사무국은 해지처리 지연이나 제한 건수가 2만 8338건이나 돼 이통3사 중 가장 많았던 SK텔레콤(017670)에 5억 700만 원의 과징금을, KT(030200)(8313건)와 LG유플러스(032640)(6956건)에 각각 3억 5000만 원을 부과하려 했지만, 양문석 위원과 이경재 위원장이 과징금 상향을 주장하면서 규모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해지제한 행위가 소비자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만큼 엄벌하자는 취지이지만, 현재의 가중조항을 상향하려면 법제처 등과 협의해 위원회의 재량권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문석 위원, SKT에 법정최고 8억 원 부과해야…위반율은 5%도 안 돼
양문석 위원은 “내용을 보면 이동통신 3사가 17개월 동안 총 4만 3000건의 해지처리를 제한했는데, 이는 하루 100명 정도에 대해 여전히 해지 지연이나 거부 행위가 일어난 것”이라며 “100명 정도가 엄청난 불편함을 겪는 만큼 (가장 위반 건수가 많은 SK텔레콤에 대해서는) 과징금 최대치인 8억 원으로 가야 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남석 이용자정책국장은 “해지제한 관련 시장 조사를 처음 했을 때가 2005년이었고, 당시 위반율은 51%였는데 지금은 5% 정도여서 많이 개선됐다”며 “실제로 해지한 해지 건수 대비 지연비율을 보면 0.63% 밖에 안된다”고 답했다. 이에따라 사무국은 이번 사안을 중대성 약함으로 보고 과징금 규모를 정해 안건으로 올렸다.
다른 위원들도 관심…금액은 추후 논의
홍성규 위원은 “왜 SK텔레콤의 해지제한 행위가 이렇게 많느냐”고 사무국에 물었고, 박철순 이용자 보호과장은 “상대적으로 상담 내용이 많은 데다 각 사가 내부 프로세스로 상담을 관리하는데 일부 타사에 비해 미진한 게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김충식 부위원장은 “8억과 5억 700만 원의 과징금 차이는 2억 300만 원이죠. 그러면 KT와 LG유플러스도 다시 과징금 액수를 높여야 하는가. 일단 시정명령은 확정하고, 액수는 나중에 다시 논의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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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위원장도 양문석 위원 주장에 공감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과징금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과 고시 개정의 필요성까지 밝혀 논란이다.
이 위원장은 “SK텔레콤이 2만 8000건이면 KT의 350% 정도 위반했죠?”라고 물으면서 “과징금 기준을 보니까 기준금액이 3억 원이고 필수가중이 30%여서 3억 9000만 원이 되고, 여기에 추가로 30% 가중하니 5억 700만 원이 됐는데, 단말기 보조금의 경우 약간만 오버해도 과열 주도 사업자로 해서 영업정지 처분까지 하는데 이 경우 SK텔레콤이 30%만 가중처벌 된다면 가중입니까? 감면입니까?”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충식 부위원장은 “가중을 50%, 60% 한다고 해서, 꼭 강벌한다고 해서 실효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방통위는 추후 고시 개정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칫 기준과징금보다 너무 많이 가중치를 둔다면 법이 위임한 재량권을 넘어서는 자의적 제재라는 논란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기준 금액보다 100%, 120% 많은 가중은 헌법상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 “고시를 바꿀 때 법제처 등과 협의해 적정한 선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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