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기생충` 고양이는 죄가 없다? 톡소포자충 논란

  • 등록 2012-05-21 오후 2:56:27

    수정 2012-05-21 오후 3:04:13

[이데일리 박지혜 리포터] 한 언론 매체의 `고양이 기생충`에 대한 보도가 누리꾼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일 SBS 8시 뉴스가 `[단독] 국민 25% `고양이 기생충`, 임산부가 감염되면..`이라는 제목으로 `고양이 기생충`이라 불리는 `톡소포자충`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지난 80~90년대 2~8%에 머물던 톡소포자충 감염률이 2010년에는 16~17%까지 높아졌고, 작년에는 25%까지 상승했다는 것. 국민 4명 중 1명이 보균자이고, 임신부가 감염되면 유산까지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톡소포자충은 고양이 배설물을 통해 외부로 퍼져 나가며, 오염된 야채나 과일, 돼지고기 등을 덜 익혀 먹을 때 인체에 감염된다고 설명했다.

대한기생충학회회장은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톡소포자충의 증가가 길고양이, 애완 고양이의 증가, 육류 소비량의 증가와 관련 있다고 말했다.

▲ [민스크·AP=뉴시스] 벨라루스 민스크 `애완 동물 박람회`에서 옷 입은 고양이의 모습.
방송 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우려와 논란이 일고 있다. SBS 홈페이지에는 `정정보도 내길 바랍니다. 고양이와 함께사는 반려인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준지 아십니까?`, `고양이 기생충이 아니라 톡소플라즈마로 기생충명 정정하고 고양이를 통한 직접 감염과 그 외 감염 수치, 위험성 그에 대한 고양이 반려의 위험성에 대해 객관적으로 비교해 다시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신혼부부인데, 시댁이나 친정 어른들이 고양이 버리라고 할까봐 겁이 납니다`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SNS에서도 `널리 퍼뜨려주세요! SBS에서 고양이 기생충 뉴스가 나왔습니다. 단편적인 짧은 기사로만 다루기엔 너무나 민감한 부분입니다. 다음을 통해 뉴스로 생길 수 있는 혼돈을 푸시기 바랍니다`라며 톡소포자충의 진실이란 글이 옮겨지고 있다.

누리꾼들이 퍼 나르고 있는 글들은 대부분 수의사나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자신의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올린 참고문헌과 자신의 전문적 의견이다.

이 중 이학범 수의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도 눈에 띄었다. 그는 `톡소포자충의 감염이 무섭다면 고양이를 안 키울 것이 아니라 당장 육회, 생선회 등 날고기 섭취를 줄여야 한다"며, `실제 최근 2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톡소포자충이 임신태아에게 영향을 줬다고 확진된 경우는 단 2건이었으며, 둘 다 원인은 고양이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양이를 키우냐 안키우냐가 톡소포자충의 감염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흙이나 물 등 환경이 오염돼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논란에 `고양이 기생충`이라는 명칭도 한 몫 했다. 톡소포자충은 고양이과 동물이 종숙주(원충이 가장 마지막으로 도달하는 숙주로, 번식까지 가능한 숙주)이기 때문에 `고양이 기생충`이라 불렸던 것. 이는 정확한 명칭이 아니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누리꾼들의 의견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누리꾼들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고양이`가 희생양이 된 것 같다`, `보도가 거짓은 아니지만, 오해의 소지는 있다.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이번 보도로 키우던 고양이를 버리려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 `아무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뉴스를 보면 막연한 오해와 공포가 생긴다. 공부가 필요하다`며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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