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호실적에도 불구, 삼성전자 주가는 7일 개장과 동시해 하락 출발한데 이어 1% 가까이 빠진 76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일부 사업부문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겹친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올해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률(PER)이 8~9배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70만원 후반에서 80만원 초반을 오르내리는 현 주가는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 많다.
대우증권은 가장 높은 120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했으며 메리츠(100만원), 교보(110만원), KTB(100만원) 등 대부분 증권사들이 연내 주당 100만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PER이 15~16배에 달하는데도 불구, 성장성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며 "삼성전자 PER 8배는 역사적 평균보다 낮은 저점"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부진...`아이폰 넘어야`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8만2000원에서 93만2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70만원대 후반에서 계속 맴돌고 있는 현 주가를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지만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100만원이상, 많게는 120만원까지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들은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는다. 2분기 실적 역시 이같은 우려가 기우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증권업계에서는 하반기 삼성전자 세트부문의 실적은 갤럭시S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한 아이폰4G와의 대결에서 어느정도 선전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2분기인 지난달 갤럭시S를 출시하며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다"며 "2분기 결산에서는 비용만 지출한 셈이 돼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갤럭시S 판매 실적은 3분기부터 반영되는 만큼 아이폰과의 경쟁에서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냐가 하반기 이후 세트부문 전체의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 6일 시장조사업체인 `아틀라스리서치`는 갤러시S가 판매 1주일만에 10만 가입자를 유치하는 대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초기 판매량이 계열사 임직원으로 추정되는 40~50대에 집중돼 있는 등 아이폰의 대항마로 인정받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의 비애..세계경제 둔화 우려
2분기중 추정 영업이익 2조6000억원을 달성하며 분기 영업이익 5조원 돌파의 일등공신 역할을 한 반도체, 수요증가에 힘입어 전분기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며 8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LCD는 삼성전자의 주가전망을 좌우한다.
실적이 좋아질수록 주가 상승여력 또한 커지지만 `상승-하강`의 규칙적인 사이클을 보이는 부품 부문의 실적추이가 부정적 전망을 확산시켜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다는 것.
한 연구원은 "TV, 휴대폰 등 세트부문에의 영업이익률은 8~12% 사이를 오가며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데 비해 반도체, LCD는 시장여건에 따라 수조원대 적자를 내기도 하는 등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실적이 피크에 가까워 올수록 차익을 실현하려는 세력이 강해지는 추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전체 매출의 80%이상을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이는 글로벌한 사업구조 역시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장벽이다.
하반기 이후 유럽을 비롯해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둔화되면 삼성전자의 수익성 역시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반종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경우 유로화 가치하락으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같은 제품을 20% 올려 받아야 할 상황이 됐다"며 디지털 TV나 휴대폰이 손쉽게 가격을 올려받을 수 없는 IT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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