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유동성 위기에 몰린 빅2 국책 모기지 업체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에는 불안감만 증폭됐다. 이번 조치가 단기적인 대안은 될 수 있겠지만 금융불안이 근본적으로 해소된 건 아니라는 해석에서다.
아시아 국가에서도 직접적인 손실규모가 조금씩 집계되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국내 금융기관들이 이 두 기관에 투자한 금액이 5억5000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급락하기는 아시아 증시도 매한가지였다. 우리와 함께 마감한 일본 닛케이 지수는 1.96% 하락했다. 일본에서도 4조7000억엔 가량의 관련 손실금액이 조사됐다. 홍콩과 대만 증시는 4% 넘게 빠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신용위기가 지난 3월 상황과는 다르다며 긴장의 수위를 높이는 양상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27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기록하며 셀 코리아(Sell Korea)를 이어나갔다.
이날 하루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2369억원에 달한다. 매도행진을 시작한 지난달 9일 이후 누적분으로 따지면 7조5356억원이다. 이날은 특히 철강금속 업종을 많이 팔았다. 철강금속은 포스코(005490)의 실적호조로 최근까지 비교적 선방했던 업종이다.
결국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9.29포인트(3.16%) 내린 1509.33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4월10일 1499.16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하락정도로만 보면 지난 2월11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당시 하락폭은 55.90포인트로 3.29% 내려간 바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과 원자재 상승 등 건설업황이 악화되면서 건설 및 건설기자재주가 줄줄이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건설업종 지수는 8% 가까이 폭락했다.
무엇보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국내 금융주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신한지주(055550)는 5.22% 급락했고, 우리금융(053000)도 6% 가까이 떨어졌다. 국민은행은 0.86% 하락해 비교적 선방했다.
최근 비교적 선전을 펼쳤던 LG전자(066570)와 LG디스플레이(034220) 등이 각각 6.22%와 4.91% 하락하며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전 업종이 내린 가운데 음식료와 의약 서비스 등 일부 내수주들이 낙폭을 최소화하며 선방했다.
거래가 부진하기는 전날과 대동소이했다. 그만큼 시장 참여를 주저하고 관망하는 세력도 많았다는 뜻. 이날 거래량은 2억9241만주, 거래대금은 4조5890억원으로 어제보단 늘었지만 최근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었다.
상한가 10개 포함 132개가 올랐고, 하한가 3개 포함 712개가 내렸다. 보합은 44개.
▶ 관련기사 ◀
☞포스코, 대우조선 인수자문사로 `메릴린치` 내정
☞코스피, 사흘만에 반락..여전히 불안한 투심(마감)
☞포스코 "좋아도 좋다고 말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