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돌려막기'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1심서 징역 10년

8일 남부지법, 징역 10년·벌금 3억원 선고
재판부 "청렴의무 저버리고 돌려막기 운영"
"피해액 중 일부만 상환…상당액 회복 안 돼"
  • 등록 2021-10-08 오후 12:53:24

    수정 2021-10-08 오후 12:53:24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펀드 돌려막기’로 라임자산운용(라임)의 부실을 숨기려 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0월 여의도에서 열린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이종필 당시 부사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상용)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사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추징금 7676만7851원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라임의 최고운영책임자로 펀드 투자자들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 의무가 있었지만, 청렴의무를 저버렸다”며 “신규투자자를 유치하려는 목적으로 기본 투자펀드의 손실을 감추고자 또 다른 펀드에 손실을 내는 등 돌려막기식 운영을 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펀드 운영으로 피해액이 918억원 상당으로 막대한 금액이며, 일부만 상환돼 현재까지 피해액 상당 부분이 회복되지 않았다”며 “업무상 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해선 피고인의 직위, 범행경위, 내용, 수단과 방법, 피해규모를 비춰 보아 죄질이 나쁘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 자금 200억원을 투자한 상장사 A사의 감사의견이 거절되자 라임의 투자손실이 밝혀질 것을 우려해 A사 전환사채(CB) 등을 200억원에 인수해 주는 ‘돌려막기’ 투자를 통해 라임에 손실을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울러 이미 부실화돼 가치가 없는 상장법인 4개 회사의 CB 등을 고가로 인수해 라임펀드에 90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3자를 통해 차명법인을 설립한 후 해당 법인이 보유한 6억원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투자자를 속여 편취한 금액, 배임 피해액이 수백억에 이르는 등 사적 이익을 취했다”며 이 전 부사장에게 징역 15년에 벌금 40억원을 구형했다. 또 추징금 18억8668만여원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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