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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중 다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일부는 현재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전쟁으로 인해 제재를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배당금 1위 명단엔 약 1860억 루블 배당금을 받은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루코일의 바짓 알렉페로프 전 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그는 영국과 호주로부터 제재를 받았지만, 아직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는 받지 않은 상황이다.
이어 러시아 최대 철강기업 세베르스탈의 알렉세이 모르다쇼프 회장과 러시아 4대 철강회사 중 하나인 노볼리페츠크 스틸의 블라디미르 리신 회장은 각각 1480억 루블, 1210억 루블의 배당금을 받았다. 모르다쇼프 회장은 미국과 영국, EU의 제재를 받고 있는 반면, 리신 회장은 제재를 받지 않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등 서방국가는 광범위한 제재에 나섰다. 이에 러시아의 많은 기업이 경제 붕괴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배당금 지급을 일시 중단했다.
전쟁이 시작된 후 1년간 위축됐던 러시아 경제는 정부가 방위 산업을 확장한 데 이어 제재의 영향을 받는 국내 기업들을 보호하고 가계 지원을 위해 대규모 지출을 단행하면서 급격히 반등했다. 올해 1분기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은 5.4% 성장했다.
국제적 제재 움직임에 러시아 투자자들은 내수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올해 5월까지 러시아 개인 투자자들은 모스크바 거래소에 1163억 루블을 투자했으며, 이는 월간 최대 기록이다. 러시아 산업에 대한 투자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대비 14.5% 증가해 거의 6조 루블에 달했다.
다만 계속 강화되는 제재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많은 배당금을 어디에 투자할지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미국이 2차 제재 위협을 강화한 이후에 지난달 모스크바 거래소에서 달러와 유로화 거래는 중단되기도 했다.
컨설팅회사 매크로 어드바이저리의 크리스 위퍼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경제는 올해 하반기와 2025년에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어 정부가 세금을 인상할 수 있다”며 많은 사업주에게 “내년에 세금으로 손해를 보는 것보다 지금 돈을 빼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로서는 재벌들이 대규모 투자를 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러시아 은행에서 루블 예금에 대해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대부분 현명한 행동 방침은 기다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