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군경에 체포된 민주화 시위대가 세 손가락을 펴고 있다. 이는 영화 ‘헝거 게임’에서 비롨된 것으로 미얀마에서 군사정권에 대한 저항 상징으로 통한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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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얀마 시민방위군(PDF)이 군부를 향해 반격에 나섰다. 군부가 시민군 은신처를 급습하자 시민군이 강하게 저항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지금까지 도시나 농촌 지역에서 충돌을 빚은 적은 있지만 주요 도시에서 군부에 맞선 건 처음이다.
22일(현지시간) 현지 뉴스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미얀마 군부와 시민군이 충돌했다. 시민군이 기지로 쓰던 한 기숙학교를 약 20명 규모의 군부가 장갑차 3대를 동원해 포위한 뒤 총격전이 벌어졌다.
대도시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BBC는 “이번 충돌은 주요 도시에서 벌어져 쿠데타 와중에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고 전했다.
군부는 이번 습격으로 시민군 4명이 사망했으며 8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시민군 측은 건물 내부에서 무기를 뺏기고 여러 명이 체포됐다고 헀지만 인명피해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시민군은 지난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이에 대항하기 위해 소수민족 병력이 참여하며 결성됐다. 군부는 아웅산 수치 여사의 선출정부를 몰아내고 미얀마 전역에서 발생하는 민주화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하고 있다. 지금껏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한 시위대는 873명으로 추정된다. 군부는 이 수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얀마 주재 미국대사관은 트위터에 “만달레이에서 총격이 벌어졌다는 신고를 추적하고 있다”며 폭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쿠데타가 5개월째 접어들면서 미얀마에서는 계속 군경에 의한 희생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결혼식을 앞두고 친구들에게 청첩장을 돌리러 가던 한 남성이 총에 맞아 숨졌다. 군경의 검문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하루 전인 19일 밤에도 군경이 특별한 이유 없이 한 가정집에 들어가 일가족 4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뒤 여성 한 명을 끌고 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