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책 후속조치]행복주택 시범사업 강행…주민은 '불행'

국토부 "지자체와 대표 만나 협의한 일"
비대위 "절차 무시..지역주민 연대 저항할 것"
  • 등록 2013-12-03 오후 1:13:28

    수정 2013-12-05 오후 5:03:50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정부가 서울 양천구 목동과 송파구 잠실 등 행복주택 시범지구 5곳의 일괄 지구 지정을 강행하기로 했다. 주거 환경 악화 등 지역 주민들의 부정적 여론이 여전해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3일 국토교통부는 4·1 및 8·28 부동산대책 후속조치의 하나로 행복주택 시범지구 7곳의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미 지구 지정이 완료된 오류·가좌 등 2개 지구는 사업승인 등 후속 절차를 서두르고, 목동·송파·잠실·공릉·고잔 등 5개 지구는 연내 시범지구 지정을 마치겠다는 게 핵심이다.

국토부는 지난 5월 서울·수도권의 행복주택 1만50가구 건설을 위한 시범지구 7곳을 발표하면서 7월 말까지는 지구 지정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자체와 인근 주민의 반대에 밀려 오류·가좌지구만 지구 지정을 마쳤고, 나머지 지역은 지정을 미뤄왔다.

이번 방안은 국토부 등 정부가 지난 6개월간 지역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면서 지구 지정 여건이 어느 정도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간 정부에서 시범지구를 찾아 지자체 및 지역 주민 대표와 340여차례 협의하면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했다”며 “일부 반대가 있지만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더이상 지구 지정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판단 아래 오는 5일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들 5곳의 지구 지정안을 일괄 통과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반대 여론을 잠재우지 못해 정부 방침이 강한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다문화 소통 공간에서 복합 주거단지로 개발 계획이 변경된 경기 안산시 고잔지구(1500가구 건립)의 경우 주변 상권 침체와 재건축 추진력 약화 등을 이유로 안산시가 지구 지정을 반대하고 있다. 송파(1600가구)·잠실지구(1800가구)와 목동지구(2800가구)도 교통대란 등을 우려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신정호 목동 행복주택 건립 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장은 “(국토부 장관 면담이 예정돼 있었는데) 지구 지정 방침을 정해놓고 주민 면담을 하겠다는 건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처사”라며 “절차를 무시하면 안산·잠실 등 다른 지역 주민들과 연대해 강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구 지정이 완료된 오류(1500가구)·가좌지구(650가구)도 사업 추진이 녹록치 않다. 행복주택 사업비를 낮추기 위한 보금자리주택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가 최근 정쟁으로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가좌지구의 경우 행복주택 부지가 경의선 공원화 사업 구역에 속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서울시의회 시정 질문 중 재협의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충분한 합의 없이 추진되는 이번 정상화 방안이 사업 진행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 지구 및 사업 계획을 수립할 때 해당 지역의 지자체와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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