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세계 최대 PC업체로 떠오른 중국 레노버가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냈다. PC 외에 스마트폰·태블릿PC까지 더한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3~4년 안에 삼성전자를 제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는 3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PC는 현재 160여개국에서 판매 중이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일부 국가에 제한돼 있다”면서 “3~4년 뒤엔 전 세계에서 사업을 할 수 있을 전망인데 그때는
삼성전자(005930)는 제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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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레노버는 지난해 2분기 전세계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7%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21.8%)와 애플(15.1%)이 각각 1, 2위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7.5%, 38.3% 성장했다. HP(4.6%)와 소니(3.6%)가 뒤를 이었다.
강 대표는 “최근 레노버는 매년 50% 이상 고성장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성장에 한계가 있는 선진시장에서 먼저 인지도를 쌓은 후 이를 성장시장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강 대표가 소개한 레노버의 핵심 슬로건은 ‘PC+’다. PC 전문업체에 머무르지 않고 핵심 PC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폰과 스마트TV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PC 다음에는 어떤 형태의 기기가 시장을 장악할지 레노버의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고민한다”고도 했다.
그는 또 스마트TV 분야에서는 삼성전자보다 오히려 더 낫다고 자평했다. 7년 연속 TV 세계 1위인 삼성전자를 상대로도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강 대표는 “삼성전자는 TV에서 스마트TV로 갔고, 레노버는 PC에서 스마트TV로 갔다”면서 “스마트기기의 핵심 원천기술은 모두 PC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올해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50% 이상의 성장률을 목표로 공격 경영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현재는 국내 PC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HP 등에 밀려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이들을 모두 제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당분간 스마트폰과 스마트TV는 출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