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이 무산된 한국장학재단이 분할매각과 블록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재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장학재단의 에버랜드 지분매각 예비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20곳 내외 가운데 단 2곳만이 지난 26일 마감한 본입찰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이 제시한 희망가격이 장학재단의 예정가격을 밑돌면서 유찰됐다.
희망수량 경쟁입찰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지분매각은 ▲최소 입찰수량 5000주를 넘어야 하고 ▲입찰자가 써낸 희망가격이 장학재단의 예정가격보다 높아야만 성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인수의향서(LOI) 접수후 숏리스트에 들었던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신탁계정은 대부분 최소 입찰수량인 5000주를 맞추지 못해 본입찰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학재단 관계자는 "에버랜드 지분매각에 참여한 입찰자들의 희망가격이 예정가에 근접했으나 이를 초과하지 못해 모두 유찰됐다"며 "향후 분할매각, 블록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재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매각주관사인
동양증권(003470)과의 계약기간은 오는 6월까지로 장학재단은 매각작업 진행속도에 따라 연장하거나 새롭게 선정할 방침이다.
장학재단은 에버랜드 지분 4.25%(10만6149주)를 팔아 장학금 등의 재원으로 쓰기 위해 지난해 5월 동양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분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 9일 마감된 LOI에는 매각물량을 웃도는 수요가 몰려 지분매각이 흥행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에서 `상당기간 에버랜드를 상장하지 않겠다`고 공언한데다 배당이 거의 없다는 점 등이 결국 고액자산가의 발길을 돌리게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향후 기관투자자 대상의 블록딜이나 분할매각 등 재매각도 상당기간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개인보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기업공개(IPO) 등 마땅한 투자회수(엑시트)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장학재단 측은 "당초 기대와 달리 본입찰 참여가 저조했다"며 "향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재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