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회장 자진사퇴 수순 밟을 듯..시기는?

30일 이사회 앞서 거취표명 혹은 이사회서 입장 밝힐 듯
신사장-이행장은 검찰 조사 후 거취 표명 수순 예상
  • 등록 2010-10-22 오후 1:58:30

    수정 2010-10-22 오후 2:32:26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라응찬 신한금융지주(055550) 회장이 `신한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신한금융 이사회에서 회장 직무대행 선임에 대한 논의도 가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신한금융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이사회가 당초 다음달 4일에서 오는 30일로 앞당겨지면서 라 회장에 대한 거취도 조만간 매듭지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사회의 공식 안건은 올 3분기 실적 결산 보고이지만 신한사태에 대한 수습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는 게 신한금융측의 설명이다. 특히 다음달 4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에 대한 징계수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라 회장의 거취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직무정지 상당` 수준의 징계를 받으면 현직에서 물러나야 할 판이다.

▲ 왼쪽부터 라응찬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행장


따라서 금감원 제재심 이전에 라 회장이 `자진사퇴` 형식을 취할 가능성이 적지않을 것으로 신한금융 안팎에서 예상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제재심 이전에 이사회에서 먼저 수습책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사실상 라 회장의 자진사퇴를 종용했다. 재일교포 주주들과 사외이사들도 라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행장 등 최고경영진 3인의 동반퇴진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이사회에 전달했다.

이렇듯 라 회장으로선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상황이다. 이사회에서 라 회장의 해임안이 논의되거나 제재심 이후 당국의 징계로 물러나는 모양세 보다는 자진사퇴 형식을 취하는 게 19년간 최고경영자로 있었던 라 회장으로선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라 회장의 입장 표명 시기에 대해선 신한금융 안팎에서 설왕설래하고 있다. 라 회장은 오는 24일 일본 도쿄를 들러 주주들을 만난 후 27일 귀국할 예정이다. 본인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 일각에선 이사회 전에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신한금융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사회를 앞당겨 열기로 한 만큼 이사진들 앞에서 라 회장이 자진사퇴 의사를 내비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깜짝발표 형식보단 이사회에서 입장을 표명하는 게 자연스런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날 라 회장이 거취를 표명하면 이사회는 자연스레 라 회장의 직무대행을 선임하는 절차도 밟게 될 전망이다. 신한금융 한 국내 사외이사는 "라 회장이 먼저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는 상황이 된다면 직무대행 선임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행장과 신 사장의 거취와 동반퇴진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긴 어렵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또다른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 9월14일 이사회에서 신 사장을 직무정지시키면서 일단은 검찰조사 결과를 지켜보기로 한 만큼 당사자인 신 사장과 이 행장의 거취는 그 이후에나 논의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금융당국과 재일교포 주주 등 신한금융 안팎에서 3인방의 동반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어 결국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순차적인 퇴진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막판 대타협 가능성도 변수로 남아 있다. 은행쪽에선 신 사장에 대한 고소 취하를 전제로 신 사장의 자진사퇴를 내세우고 있다. 신 사장의 자진사퇴와 은행의 고소취하로 마무리될 경우 이 행장은 신한금융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신 사장은 전날(21일)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바로 사퇴하면 (혐의를) 인정하는 꼴"이라며 "지금은 검찰 수사와 소송 등을 통해 명예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진사퇴 의사가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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