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화장실 살인' 현장검증.."담담하다..개인적 원한 없어"

"유가족에 죄송하다"..김씨, 담담하게 범행재연
경찰 "범죄사실·증거 확보 마무리..이르면 26일 검찰송치"
  • 등록 2016-05-24 오전 11:14:51

    수정 2016-05-24 오전 11:53:17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 피의자 김모(34)씨가 24일 오전 현장검증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얼굴 표정도 목소리도 차분했다. 처음 보는 여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사망하게 한 그는 담담하게 범행을 재연했다. 서울 강남역 인근 한 상가건물 화장실에서 A(23·여)씨를 살해한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모(34·구속)씨는 포승줄로 결박된 채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24일 오전 서울 강남역 인근 한 상가의 공용화장실에서 김씨의 범행 현장검증이 진행됐다.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고 기동대 30명을 포함한 경찰 70여명이 현장 주위를 철저히 통제했기 때문에 취재진을 제외하고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김씨는 경찰 승합차로 호송돼 현장에 8시 55분쯤 도착했다. 현장검증에 앞서 김씨는 이례적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차분하게 답했다.

그는 “담담하다”고 현재 심경을 밝힌 뒤 “피해 유가족에게 죄송하고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여성에 대해 “개인적인 원한이나 감정은 없었고 피해자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상가 공용화장실에서 살인행위를 재연하는 이날 현장검증은 오전 9시부터 약 35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현장검증을 마친 김씨는 일주일만에 현장을 접한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경찰과 함께 현장을 빠져나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재연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는 심문 때 진술대로 화장실에서 범행을 동일하게 재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범행 시작 전후를 담담하게 재연했다”면서 “범행 뒤 일주일 만에 현장 방문인데 특별한 심경 변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현장검증을 지켜본 조현준(27)씨는 “자세한 내용은 경찰이 가려서 보지 못했다”면서도 “사건 현장검증 장소에 오니 범행에 대해 다시한 번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인 이모(62·여)씨는 “피의자 모습이 너무 담담해 보여 저 사람이 보통 정신상태가 아니었구나 싶다”며 “범죄를 저지르고도 너무나 뻔뻔스럽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17일 오전 1시 7분쯤 강남역 인근 한 상가건물 화장실에서 처음 본 A씨를 흉기로 살해(살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전 0시 33분쯤 이 화장실에 들어가 남성 6명이 화장실을 이용한 뒤 처음 들어온 여성인 A씨에게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조현증(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김씨의 ‘묻지마 범죄’로 결론내렸다. 경찰은 “유죄입증에 필요한 범죄사실 및 증거 확보가 사실상 끝났기 때문에 이르면 26일 김씨를 살인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4일 오전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모(34)씨가 서울 강남역 인근 한 상가 건물의 공용화장실 현장검증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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