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돋보기)기아차, 진짜 승부는 하반기부터

  • 등록 2008-01-09 오후 3:08:28

    수정 2008-01-09 오후 3:15:11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기아차가 연초부터 신차 ‘모하비’를 선보였지만, 주가는 신통치 않다. 하지만 기아차 투자자라면 조바심을 가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애당초 차량 1대로 급격한 모멘텀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게 보면 사정이 달라 보인다. 수요층이 두터운 ‘볼륨 세그먼트’의 신모델들이 하반기에 추가로 가세하면, 기아차의 모멘텀이 서서히 달궈질 수 있다. 올해 쉽지 않겠지만, 신모델 판매가 수익성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009년에는 기아차의 실적 ‘턴 어라운드’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기아차(000270) 투자자들은 호흡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노린다면 단기적인 접근이 가능하겠지만, 실적모멘텀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주가의 레벨업을 겨냥한다면 중장기 투자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 하반기 '볼륨 세그먼트' 신차에 주목 

기아차는 지난 3일 대형 SUV 신차인 ‘모하비’와 ‘뉴모닝’을 출시했다. 뉴모닝은 모닝의 ‘부분변경 모델(개조차)’로 2008년부터 경차로 분류돼 세제 등 각종 혜택을 받는다. 그래선지 ‘뉴모닝’은 출고와 함께 주문이 적지 않게 들어오고 있다.

기아차는 하반기에도 신차들을 잇따라 선보인다. 7월엔 중형 세단인 로체를 마이너체인지에 가까울 정도로 ‘확’ 뜯어고친 ‘로체’ 개조차를, 8월엔 쎄라토를 대체할 준중형급 신차(개발코드명 TD)를, 9월엔 소형 SUV 신차인 AM(개발코드명)을 차례로 출시한다.

기아차는 작년까지 구형 모델만으로 경쟁사와 싸워야 했다. 10개 모델중 무려 5개 모델이 각 경쟁차급에서 1위를 차지하는 성과도 거뒀지만, 내수점유율은 현대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3%선에 그쳤다. 준중형이나 중형세단 등 수요층이 두터운 소위 ‘볼륨 세그먼트’에서 취약했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볼륨 세그먼트’에서 현대차에게 밀린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 준비중인 준중형 신차와 로체 개조모델은 성능과 디자인 측면에서 아반떼, 쏘나타와 충분히 맞붙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귀띔했다.

◇ 기아차 올해 바닥 잘 다지면 2009년 '턴 어라운드'

기아차는 작년에 영업이익을 거의 내지 못했다. 올 상반기에도 영업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반면 미국 조지아공장 건설 등에서 자금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벌어들인 돈이 별로 없지만, 써야할 돈이 아직도 많다. 마침 국제금융시장 환경도 좋지 않기 때문에 기아차에게 올해는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안수웅 연구위원은 “기아차는 ‘모하비’와 ‘뉴모닝’ 만으론 상반기중 내수를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하반기에 예정된 ‘볼륨 세그먼트’ 신차들이 내수와 수출에서 호조를 보이면, 2009년에는 ‘턴어라운드’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CJ투자증권의 최대식 연구위원은 기아차의 올해 공급환경이 좋다고 말한다. 하반기 신차들이 성공을 거둘 경우 기아차는 판매증가로 가동률을 높이고 고정비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돼 실적 ‘턴어라운드’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신차없이 버텨왔던 작년이라면 모를까 올해는 개조차를 포함해 5개의 모델이 투입되는 만큼 기아차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적지 않다”며 “아마도 기아차에겐 올해가 분수령이 될 듯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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