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Q깜짝 실적…“업황호조·환율수혜·효율적 경영관리 등 영향”
6일 삼성전자는 개장 전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9.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최대 8조원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이라던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영업이익이 9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2013년 3분기 역대 최고치인 10조1600억원 이후 3년여 만이다. 반도체사업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인 4조원대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출액은 53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6% 감소했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10.8% 늘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가격 상승, 출하량 증가 덕분”이라며 “여기에 전반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작년 하반기 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실적에 기여한 부분이 컸다는 것.
실적모멘텀 IT·수출주 등 제한적…삼성전자 주가 200만원 돌파도 ‘글쎄’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는 4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역할을 하겠지만 이는 업황 모멘텀에 의한 것인 만큼 소재와 산업재 등 모든 업종에 기대감이 확산되기보단 SK하이닉스를 비롯한 IT쪽에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호실적으로 IT업종과 수출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며 “올해 상장사 순이익 100조원 안착을 위한 긍정적 포문을 열면서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도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시장에서 기대하는 주가 ‘200만원’ 돌파에 대해선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은 이미 예상됐던 만큼 주가에도 반영된 상태”며 “이를 기점으로 200만원을 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용구 연구원은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데이터 서버 등 IT 관련 설비도 빠질 수 없고 중국 투자도 확대되기 때문에 낸드 플래시 등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가진 삼성전자의 수혜는 필수적”이라며 “그룹 지배구조 변화와 주주친화적 정책까지 이어지면 시장에서 예상하는 주가 200만원 이상도 허황한 목표는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