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F2014] 박원순 "사실 저 여자입니다"

[이데일리 김인경 김성훈기자] “고백할 게 있는데 사실 저 여자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은 30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FIC홀에서 이데일리·이데일리TV 주최로 열린 ‘세계여성경제포럼(WWEF)2014’에 기조발제자로 나서 “여성의 장점이 서울을 바꾸는 힘이 되리라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한대욱 기자)

박 시장은 “이름도 여성스럽지만 성격도 여성스럽다”고 고백했다. 누나만 넷, 여동생이 하나인 박 시장은 “여성 속에 살다보니 성격이 여성적으로 됐는데 치밀함과 꼼꼼함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받은 자료, 필요한 자료를 스크랩해 정리하고 있다”며 자신의 서재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집무실에 빼곡히 쌓인 메모와 자료들을 통해 서울시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박 시장은 “취임 전 서울시에 21조원 가량의 부채가 있었는데, 취임 후 5조6000억원을 줄였고 올해 말이면 7조 가까이 감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게 다 꼼꼼함과 세심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막대한 투자가 아니더라도 세심한 배려와 작은 아이디어로 출발하는 ‘여성 안심귀가스카우트’정책이나 ‘여성 안심택배’ 등의 정책으로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며 “여성의 힘인 꼼꼼함과 세심함이 좋은 정책과 좋은 행정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꼼꼼함과 세심함 외에도 여성은 특유의 소통능력과 공감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저 역시 작은 목소리와 보이지 않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시장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청책’이라는 말을 만들었다”며 “시민의 의견을 듣고 정책을 만드는 것이 서울시의 힘”이라고 말했다. .

아울러 박 시장은 사회적 배려 차원에서의 여성 리더가 아니라 여성의 힘으로 사회를 바꿔나가는 리더가 시대를 이끌 때라고 평가했다.

그는 “개발과 성장 시대엔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추진력이나 남성적인 리더십이 각광을 받았지만 다변화된 오늘날에는 배려와 소통, 꼼꼼하과 세심함의 리더십이 요구된다”며 “여성 여러분, 새로운 서울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