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모터쇼 취재를 위해 찾은 미국. 입국심사원은 방문목적을 시작으로 갖가지 질문을 했다.
직업은 뭐고, 모터쇼를 왜 보러 왔는지, 심지어 한국에서 어떤 차를 타는 지도 물었다. 그래도 놓아주지 않던 심사원은 “강남스타일?”하며 농을 건넸고 나는 반사적으로 말춤을 보여줬다. 말춤에 한참을 웃던 그는 “유 패스(You passed!)”라며 입국심사에 도장을 쾅 찍었다.
지난해 6월 여름 해외를 나갔을 때만 하더라도 ‘북한에서 온 것은 아니지?’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이번엔 가수 ‘싸이’ 덕을 톡톡히 봤다. 문화의 힘을 새삼 실감하는 계기였다.
싸이가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첨병이라면 자동차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있다.
현장에서 만난 외신 기자들은 현대·기아차 전시장에 쇼가 시작되기 한시간 전부터 자리를 꽉 채울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가수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에 얼굴을 알리며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지만 ‘포스트 강남스타일’이 그 기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현대·기아차도 마찬가지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는 작년 712만대를 판매해 세계 시장점유율 9%를 넘기며 글로벌 5위로 올라섰다.
현대기아차 스스로 이에 만족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디트로이트쇼에서 만난 해외언론사들은 CEO들의 극찬과는 달리 ‘훌륭하다’, ‘좋았다’는 평가보다는‘기대보다 실망이다’, ‘아직은 멀었다’며 수근댔다. 경쟁사든 언론이든 빈틈만 보이면 언제든 업계의 ‘아이돌’에게 흠집을 낼 기세다.
‘졸면 죽는다’는 말처럼 잠시 방심하면 언제든지 선발업체에 치이고 후발업체의 추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게 비즈니스 현실이다. 현대기아차가 한국자동차의 강남스타일로 계속 남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