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주가 연 이틀 오후 들어 급락했다. 지난 17일에는 재무구조 악화설에 매각 진행중인 STX OSV 매각 대금을 미리 받아 이미 사용했다는 루머 때문이었다. 18일에는 BW 인수권이 만기 된다는 공시에 급락했다.
이날 STX그룹주는 모두 오후들어 BW 인수권 만기 공시 이후 급락했다. ㈜STX(011810)는 전일대비 6.92% 하락한 9150원, STX팬오션(028670)은 4.55% 내린 4200원, STX조선해양(067250)은 5.71% 하락한 9900원에 장을 마쳤다. STX엔진(077970)과 STX메탈(071970)도 각각 6.70%, 6.94% 하락했다.
또 이날 STX그룹주는 장중 모두 신저가를 기록했다. ㈜STX는 장중 52주 최저가인 8960원, STX팬오션은 3985원, STX엔진은 1만150원을 기록했다. STX조선해양과 STX메탈도 각각 9200원, 4005원을 기록하며 52주 최저가 기록을 경신했다.
STX그룹은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 매각 등으로 2조50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어 자산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실도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STX그룹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였다.
게다가 최근 해운과 조선업황이 좋지 않다. 그러자 해운과 조선으로 수직계열화 돼있는 STX그룹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다.
STX그룹 내부에서도 원인을 찾기에 분주했다. 긴급 회의가 열렸다.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밝혀진 것은 매각 추진중인 STX그룹의 유럽 자회사인 STX OSV의 매각 대금을 미리 받아 이미 사용했다는 악성 루머였다. STX그룹에서는 "사실 무근이며 루머 유포자를 검찰 고발조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STX그룹의 해명 이후 이날도 STX그룹주들은 장 시작과 동시에 상승 반전했다. 하루 전의 우려를 씻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법칙'은 또 들어 맞았다. 오후들어 STX그룹주는 또 다시 급락했다. 이유는 공시때문이었다.
한국거래소 유가시장본부는 이날 오후 1시 35분 'STX조선해양의 신주인수권증권 상장폐지 안내' 라는 제목의 공시를 내놨다. 지난 2009년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만기가 도래하니 신주로 전환하지 않은 사람들은 기간 내에 전환하라는 내용이었다.
STX그룹 고위 관계자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답답할 따름"이라며 "시장이 STX를 바라보는 시선이 우려스럽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틀 연속으로 이런 일을 당하니 황당하고 허탈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STX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이틀간 STX그룹에게 일어난 일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며 "그만큼 시장과 투자자들이 STX그룹에 대해 신뢰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TX그룹이 그동안 M&A를 통해 성장한 기업인데다, 수직계열화에 따른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재무적인 우려가 많다"면서 "그럼에도 불구, 최근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 등으로 시장의 의심과 우려를 더욱 키웠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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