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라이어 부사장 "폭스바겐 영역이 기아차 공략대상"

[제주=이데일리 김상욱 기자] 피터 슈라이어 기아자동차(000270) 디자인총괄 부사장이 "폭스바겐의 영역이 기아차의 공략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또 기아차의 디자인 경쟁력 강화가 최고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은 바 크다고 강조했다.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은 29일 제주도에서 개최중인 전경련 하계포럼 강연 및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우선 기아차가 벤츠나 BMW와 같은 프리미엄 업체로 성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우디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세우는데 30년이 걸렸다"라며 "브랜드 이미지 정립과 기술 축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기아차는 매스(Mass) 시장 진출, 다음은 폭스바겐의 영역이 공략대상이라고 본다"며 "신중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이 29일 전경련 하계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그는 기아차의 디자인 경쟁력과 관련 "과거 기아차는 품질과 신뢰성 측면은 좋았지만 브랜드 파워가 약했다"며 "반드시 갖고 싶은 제품이 아닌 중립적인 브랜드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지난 2006년 기아차의 고위 경영진이 적극적인 지지를 해주면서 기아차의 디자인이 변하기 시작했다"며 "디자인팀에 의사결정권과 재량권을 줬고, 기아만의 디자인 언어들도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K5의 미국시장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확신하고 있다"며 "소나타보다는 도요타, 폭스바겐, 닛산과 경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나타와의 경쟁에 대해서도 "폭스바겐의 발전에서 보듯 내부경쟁도 중요하다"며 "경쟁이 한 방향으로만 이어진다면 발전이 침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좋은 디자인`의 정의에 대해 "시장, 기술, 사회, 고객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며 "디자인을 통해서만 고객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욕구의 대상"이라며 "디자인을 통해 열정과 욕구, 소유에 대한 자부심이 표출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기아차 로고의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아의 명칭은 아주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한다"며 "쉽게 읽을 수 있고, 쉽게 눈에 들어오는 로고"라고 설명했다.

그는 "레터 자체에 대한 디자인 개선 여지는 많이 있지만 시간이 필요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마지막으로 "정말 디자인이 좋고 모든 고객이 사랑하는 차가 만들어지려면 디자이너들의 열정이 필요하다"며 "열정이 바로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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