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꼭 잡은 연인과 삶의 희망에 부푼 젊은 학생들이 가을의 헛헛함을 채워주는 경춘선(청량리~춘천까지 오가는 무궁화호)만큼 이 계절과 어울리는 게 있을까. 작정하고 올라야 하는 설악산 같은 험한 산이 아니면서도 단풍의 풍성한 색깔은 강원도 여느 산처럼 넘치도록 맛볼 수 있는 봉화산이 가을을 매듭짓는다. 기차, 자전거, 걷기…. 너무 덥거나 추운 계절엔 버겁기 십상인 몸을 사용한 이동 수단이 기분 좋게 여유로운 한나절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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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촌역~봉화산 임도 매표소·구곡폭포 주차장(3.7㎞·50분)|강촌역 역사를 나와 역 바로 앞 짧은 건널목을 건너 강촌유원지 쪽인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강촌장로교회→1.9㎞'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5분 정도 걷다 'GS25'편의점이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 백양리 방면으로 간 후, 곧바로 나오는 다리(물갯말교) 직전에 오른쪽 '구곡폭포 3.5㎞' 이정표를 따라 자전거도로로 접어든다. 약 10분을 개천 왼쪽에 두고 휘적휘적 걷다 보면 왼쪽에 나무다리가 있고,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을 만난다. 이곳에서도 역시 '구곡폭포 2.4㎞' 푯말을 따른다. 얼마 안 가 찻길이 나온다.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으로 다리를 건넌 후 '자전거전용도로' 푯말이 가리키는 길로 우회전한다. 그렇게 자전거도로를 따라 30분 정도 걸으면 구곡폭포 주차장에 닿는다. 주차장을 가로지르면 오른쪽에 화려한 '구곡폭포 입구'가 있고, 왼편 '춘천특산물판매장' 옆에 봉화산 임도 매표소(성인 입장료 1600원·구곡폭포 관람료 포함)와 입구가 보인다.
◆봉화산 임도 매표소·구곡폭포 주차장~문배마을(5.2㎞·1시간40분)|임도 매표소를 지나면 곧바로 흙길이 시작된다. 매표소를 통과한 지 5분 남짓 되었을 때 '문배마을' '봉화산'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봉화산 4.1㎞' 푯말을 따라 직진한다. 이다음부턴 큰길만 따라 걸으면 된다. 포장도로는 곧 흙길로 바뀐다. 낮은 경사의 오르막 임도를 걷다 보면 '숲 속 다람쥐 학교'(체험의 숲·033-240-9940)가 나오고 S자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전형적인 강원도 고갯길이 이어진다. 틈틈이 뒤를 돌아보면 방금 걸어온 길이 구불구불 저 아래 펼쳐진다. 1시간 조금 넘게 가을에 감탄하며 걷다가 이정표가 나오는 봉화산 정상 갈림길을 만나면 이번엔 '문배마을 1.8㎞' 쪽인 오른쪽 내리막으로 간다. 다시 15분 정도 걸으면 오르막 경사가 심해지는 듯하지만 곧바로 고갯마루를 넘으며 문배마을로 들어서게 된다. 문배마을은 화전(火田)을 일구며 사는 작은 마을로 최근에는 봉화산을 찾는 등산객이나 구곡폭포 관광객들을 상대로 토속음식과 숙박업을 겸하는 집이 많아졌다.
◆문배마을~구곡폭포~강촌역(6.2㎞·2시간)
●출발점: 경춘선 강촌역
●도착점: 경춘선 강촌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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