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원화 IMF 특별인출권 포함 가능성 낮아…국제화 노력은 이어가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
"원화 활용도 낮아 IMF 특별인출권 편입 가능성 크지 않다"
"편입조건 갖추려면 상당시간 필요, 국제화 노력은 지속해야"
"원화의 역외거래 허용 등 추가 조치는 신중히 추진할 필요"
  • 등록 2022-04-17 오후 6:33:35

    수정 2022-04-17 오후 6:33:35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원화의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편입에 대한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원화 국제화를 위한 노력은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만 원화의 역외거래 허용, 원화 자본거래 자유화 등의 추가적인 조치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부영태평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은)


이 후보자는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인사청문 답변서에서 원화의 IMF SDR 편입 등 국제화에 관한 질의에 이 같이 답변했다. IMF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수출 규모로는 6대 통화국이나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는 아직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 후보자는 “현재 국제사회에서 SDR 바스켓 구성통화의 확대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고, 구성통화의 안정성이 바람직하다는 IMF의 기존 입장을 감안할 때 단기에 원화가 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IMF는 SDR 편입기준으로 수출요건과 자유로운 사용 가능성 요건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기재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유로존 내 결제를 제외한 국제결제 중 원화의 비중은 20위권 밖(올해 2월 기준)이며, 세계 외환거래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에 불과해 12위(2019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외환보유액 내에서도 원화 비중은 0.8%에 불과하다.

이 후보자는 원화의 SDR 편입 가능성과는 별개로 우리 경제의 위상에 걸맞게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를 제고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만약 원화가 SDR에 편입된다면 원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 국채에 대한 타국의 외환보유액 운용 등 원화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거시경제 운용의 건실화와 금융시장의 발전을 통해 우리 경제의 신뢰도를 높이고 국내 금융시장의 심도를 높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 제고 방안으로는 지난 2012년 한·중 통화스왑 자금 무역결제 지원 제도도입 등 통화스왑계약을 활용해 무역결제 대금을 원화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한 예시를 들면서 견실한 기초경제여건의 유지,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의 양적·질적 발전 지속, 원화의 자본거래 자유화의 진전 등 원화가 국제적으로 널리 활용될 수 있는 제반여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한은은 그동안 정부와 함께 통화스왑자금을 활용한 무역결제 지원, 원위안 직거래시장 개설 등 원화 국제화를 위해 계속 노력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경제의 위상에 걸맞게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를 꾸준히 제고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다만 “원화 국제화를 위해 필요한 원화의 역외거래 허용, 원화 자본거래 자유화 등의 추가적인 조치는 국내 외환시장, 자본유출입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여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한편, 이 후보자는 최근 일본경제의 펀더멘탈, 국력, 산업구조 등의 문제로 일본 엔화 가치가 급락한 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경제도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점을 방치할 경우 일본처럼 장기 저성장의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민간중심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교육제도 개선, 혁신생태계 조성, 소득 불평등 및 양극화 개선 등을 위한 여러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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