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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한때 일본 전자업체의 `낙제생`으로 불렸던 파나소닉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2013년 3년만에 흑자로 돌아선데 파나소닉은 지난해까지 2년째 흑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경기 부양책인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이익을 늘리는데 만족하지 않고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 주효했다. 쓰가 가즈히로(津賀一宏) 파나소닉 사장은 앞으로 3년내에 매출 10조엔(약 91조원) 달성하겠다고 밝히면서 자동차와 가전부문에서 새 먹거리 찾기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낙제생`에서 `우등생`으로의 화려한 부활
2014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상반기 파나소닉의 영업이익은 1770억엔으로 전년동기대비 21% 급증했다. 매출대비 영업이익률도 1년새 0.8%포인트 오른 4.8%를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 추정치도 기존 1400억엔에서 1750억엔으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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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사업별로는 백색가전 사업이 크게 성장했다. 2분기 백색가전 사업 영업이익은 324억엔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배 늘었다. TV사업 실적은 크게 줄었지만 에어컨과 냉장고 등 백색가전 사업의 실적이 흑자로 돌아선 덕분이다. 최근 구조조정으로 최대 사업부문으로 큰 자동차스템 사업부문은 유럽 등 해외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재미를 봤다. 영업이익은 9% 증가한 522억엔을 기록했다. 총 영업이익 중 약 30%를 담당했다. 그동안 골칫거리였던 스마트폰 등 디지털사업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났다. 소매보다는 기업 시장을 공략한 덕이었다.
자동차-가전사업서 미래 먹거리 만든다
파나소닉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본격적인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과 설비투자 등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작년 2분기 투자로 줄어든 파나소닉 현금흐름은 800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8% 급증했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투자 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뜻이다.
파나소닉이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자동차와 백색가전 분야다. 특히 자동차사업는 파나소닉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중추사업으로 컸다. 작년 10월에는 유럽 자동차 부품시장 진출을 위해 스페인 업체인 피코사인터내셔널 지분 49%을 200억~300억엔에 인수했다.
또 자동차 배터리 사업 강화를 위해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와 손잡고 대규모 배터리 제조공장인 `기가팩토리` 건설한다. 총 50억달러에 달하는 비용 중 30~40%으로 최대 20억달러까지 출자할 계획이다. 쓰가 사장은 “테슬라 전기차 보급대수가 늘어나면 그 만큼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설비투자에 리스크가 따르는 만큼 단계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파나소닉과 테슬라는 기가팩토리를 통해 배터리 생산비용 30%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테슬라 보급대수 확대 효과 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가격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백색가전 사업은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입맛이 까다로워진 중국과 동남아 소비자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중국과 동남아에서 중산층이 크게 늘어나면서 백색가전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력도 늘어나 그만큼 품질에 까다롭다. 파나소닉은 아시아비즈니스팀을 신설하고 중국과 동남아 소비자 입맛에 맞는 지역밀착형 제품을 투입하고 있다. 제품 개발을 위해 따로 400명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