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일각에서는 시장이 계속 이런 추세라면 살아남을 기업이 없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랬던 IPO시장이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비록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그나마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는 분석이다.
◇지수 '폭락'..기업 IPO도 '급감'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신규상장(재상장-인적분할, 부동산 투자회사, 선박투자회사 제외)한 기업 수는 총 51개사다. 지난 1월 총 12개사가 상장하면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지난 8월을 기점으로 주가지수가 내리막길을 걷자 기업들의 상장도 줄어들었다.
2100을 상회하던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8월을 기점으로 1800선까지 내려 앉더니 9월에는 1700선도 예삿일이 돼버렸다. 시장 상황이 이렇자, 기업들의 IPO도 급감해 급기야 지난 9월에는 고작 2개사가 상장하는 데에 그쳤다.
반면, 종합주가지수가 2100을 돌파했던 지난 6월의 경우, 상장기업수는 13개로 가장 많았다. 그만큼 시장 상황과 기업들의 기업공개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일까. 이달과 다음달에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소식이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현재 이달 중 상장이 예정된 기업은 대한과학(11일), 넥솔론(14일), 로보스타(17일), 케이맥(25일) 등 4곳이다. 비록 아직은 예전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지난달과 비교하면 분명 의미 있는 움직임이다.
오는 11월에는 테라세미콘(1일), 씨엔플러스(2일), 신흥기계(8일) 등이 예정돼있다. 여기에 현재 상장예비심사를 거치고 있는 기업들을 감안하면 올해 말까지 상당수의 기업들이 상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상장 예정기업 "최선은 아니지만.."
하지만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시장 상황도 상황이지만 더 이상 상장을 미뤄서는 안될 이유도 있다. 바로 투자자금의 마련 때문이다.
이미 연초에 상장을 통해 자금을 유치, 생산시설 증설 등에 투자키로 계획했던 기업들에게 시장 상황 악화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상장을 철회하는 '강수'를 뒀지만 자금소요는 줄어들 줄 몰랐다.
이에 따라 시장 상황이 회복될 기미가 보일때 '지금이라도..'하는 심정으로 상장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현 시점에서 투자를 주저했다가는 향후에 더 큰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절박함 때문이다.
한 상장 예정기업의 CFO는 "공모희망가에 턱없이 못미치는 공모가를 받았지만 이 마저도 없다면 미래에 입을 손실은 더욱 크다는 판단을 했다"며 "비즈니스라는 것이 타이밍이 중요한데 비록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이라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심정"이라고 말했다.